[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제작 한희재 기자] 야구 중계를 보시면서 ‘네이버후드 플레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생소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네이버후드 플레이’란, 2루에서 주자를 포스 아웃시키려는 야수가 베이스를 밟지 않거나 공을 잡기 전에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1루로 송구하여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베이스를 향해 빠르게 달리는 주자와 더블플레이에 집중하는 야수의 충돌을 방지해 부상을 막기 위한 플레이인데요.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고의적이지 않은 한 심판의 재량에 따라 암묵적으로 적용되고 야구 규칙이나 규약에 정확히 명시된 룰이 아니기 때문에 아웃을 선언 당하는 팀은 종종 어필하기도 합니다.

지난달 2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두산 조수행의 땅볼을 LG 유격수 오지환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베이스를 정확히 밟지 않고 송구했습니다. 이 플레이는 ‘네이버후드 플레이’로 인정돼 LG의 더블플레이 시도는 성공했습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를 어필했는데요.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기에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습니다.
▲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8 KBO리그 경기가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1, 3루, KIA 김주찬의 땅볼을 잡은 LG 유격수 오지환이 병살 플레이를 성공 시키고 있다.

KBO 리그 규정 28조 3항 비디오 판독 규정에는 "(네이버후드 플레이)에 대하여 공격구단의 요청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나 수비구단의 요청은 대상이다"라고 돼 있습니다. "단, 2루로의 송구가 악송구일 경우에만 공격구단의 요청도 비디오 판독 대상이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지난달 5일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척에서 열린 넥센과 SK의 경기에서도 넥센 김혜성의 더블플레이가 네이버후드 플레이로 인정됐고, SK 힐만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심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명확한 규정이 아니지만 네이버후드 플레이가 인정되는 이유는 선수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2015년 9월 18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뛰던 강정호는 더블플레이를 위해 1루로 송구하던 순간 시카고 컵스 크리스 코클란의 슬라이딩에 다리가 부러졌고, 팀과 팬의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강정호의 부상을 이후에도 LA 다저스 체이스 어틀리가 뉴욕 메츠 루벤 테하다 다리를 슬라이딩으로 부러뜨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수비하는 야수와 주자의 충돌이 거칠어지는 점을 우려해 일명 ‘테하다(강정호) 룰'을 만들어 "주자는 선한 슬라이딩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투지 넘치는 슬라이딩과 화려한 송구는 야구를 보는 팬들에겐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전한 플레이가 선수들과 팬에겐 더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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