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훈련이 21일 오후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오지환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정철우 기자]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 팀은 출발부터 삐걱였다. 논란의 불씨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가장 큰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경찰청이나 상무 입대를 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미루고 아시안게임만을 향해 있었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신성한 책무가 병역 혜택이라는 욕심으로 변질됐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해민은 대만과 첫 경기에서 9회 대주자로 기용돼 도루를 성공하며 나름대로 존재 이유를 보여줬다. 다음 차례는 오지환으로 여겨졌다.

이렇다 할 해명이 없었기에 파장은 더욱 커져만 갔다. 선동열 감독은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따면 잊혀질 것이다. 힘들겠지만 견뎌 내라"고 격려했을 뿐 팬들에게는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다.

27일 인도네시아전에서 걱정은 현실이 될 뻔했다. 오지환의 기용법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게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GBK) 야구장에서 열리는 야구 예선 라운드 B조 인도네시아와 경기에 이정후(중견수)-안치홍(3루수)-김현수(좌익수)-박병호(1루수)-김재환(지명타자)-이재원(포수)-손아섭(우익수)-황재균(유격수)-박민우(2루수)가 선발 출장하는 라인업을 내놓았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쓸 수 없는 경기였다면 당연히 오지환에게 기회가 갔어야 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오래지 않아 이유가 밝혀졌다. 오지환은 김하성 정우람 등과 함께 고열과 설사 증세로 경기장에도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 잠시 동안 여론은 크게 술렁였다.

중요한 건 오지환이 나오지 못하고 황재균이 유격수로 나선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들끓던 팬들의 반응이다. 대다수 팬들은 오지환을 대신해 황재균이 유격수로 출장하는 것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부터 문제는 오지환의 포지션이었다. 오지환은 유격수로만 뛴 선수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내야 백업 요원이라면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에게 먼저 손이 가야 한다. 하지만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은 그 자리에 유격수만 볼 수 있는 오지환을 택했다. 논란이 커졌던 가장 큰 이유다.

오지환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하성과 함께 아픈 상황이라면 회복 속도도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만 할 뿐이다. 슈퍼라운드 전까지 낫지 않는다면 한국 야구는 또다시 황재균이 유격수로 나서는 비상 사태 속에서 만만찮은 일본과 대만을 상대해야 한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를 뽑아 놓지 않은 것에 대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오지환이 나오든 나오지 못하든 끝까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운 탓에 두고 두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 중요한 건 팬들과 소통이다. 팬들이 왜 야구 대표 팀의 금메달을 원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금메달만 따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어선 안된다. '유격수 황재균'에 대한 팬들의 분노를 무지의 결과로 속상해 할 일이 아니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하는 것도 절실하지만 보다 필요한 것은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야구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표가 금메달이 아니라 팬들의 마음이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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