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양현종은 지난 3년 동안 가장 많이 던진 국내 투수다. 2015년 184⅓ 이닝을 던졌고 2016년엔 데뷔하고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겼다. 지난해엔 193⅓ 이닝을 던졌는데 한국시리즈를 더하면 2년 연속 200이닝을 넘어간다.

이번 시즌에도 다르지 않다. 양현종은 24경기에서 157이닝을 던졌다. 국내 투수 중 단연 1위다. 한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결과다. 뒤에 있는 한현희(139⅓이닝)과 차이가 크다. 리그에선 헨리 소사(163⅓이닝)에 이어 2위다.

피로가 쌓인 영향인지 양현종은 후반기 들어 성적이 나빠졌다. 전반기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48이었는데 후반기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4.84로 올라갔다.

규정 이닝을 절반 이상 채운 투수 55명의 평균자책점을 나열했을 때 장원준(10.48)이 최하위, 유희관(7.24)이 51위, 윤성환(7.04)과 차우찬(6.82)가 차례로 50위와 49위다. 모두 10승이 거뜬한 투수들로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이 급격하게 올랐다.

이들에겐 그간 많이 던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3년 동안 유희관은 평균 187이닝을 던졌고 윤성환은 183이닝, 장원준과 차우찬은 각각 172이닝, 167이닝을 기록했다. 수준급 투수들의 갑작스러운 부진에 한 지방팀 투수 코치는 "투수들은 철인이 아니다. 피로가 누적되면 구위가 약해지고 성적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관리의 필요성을 말했다.

▲ 양현종은 올 시즌 리그와 국제 대회를 더해 169이닝을 던졌다. 실질적으로 3년 연속 200이닝을 넘길 페이스다. ⓒ한희재 기자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양현종은 쉬기는 커녕 더 바빴다. 김광현, 장원준 등 다른 국가 대표 출신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지면서 비중이 커졌다. 양현종은 한국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이 던졌다. 대만과 조별 리그 첫 경기에 이어 일본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모두 12이닝을 책임졌다.

문제는 양현종이 관리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어깨가 더 무겁다. 소속팀 KIA는 110경기를 치른 현재 51승 59패로 8위에 올라 있다. 그렇다고 해서 5강을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5위 LG와 승차가 2경기 반 차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 팀의 체면을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양현종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팀에 돌아가서 1승 1승 하는데 조금이나 보탬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력은 녹록지 않다. 팻딘이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임창용이 선발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다. 임창용이 불펜으로 옮기면서 후반기에 평균자책점이 6.10으로 치솟았다. 리그 9위다. 선발이 최대한의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물론 양현종은 책임감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이닝 욕심도 있다. 올 시즌 목표 가운데 하나도 200이닝이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3년 연속 200이닝을 넘긴 국내 투수는 장명부, 최동원, 김시진, 정민태 등 단 6명. 대부분 역사적인 기록을 썼으나 롱런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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