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김건일 기자] 3일 귀국한 축구 대표팀은 포토라인 앞에서 금메달을 깨물었다. 손흥민 황의조 등 선수들의 표정은 하늘을 다 가진 사람 같았다.

그런데 같은 날, 금메달과 함께 귀국한 야구 대표팀은 포토라인 앞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대회 내내 논란이었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병역 혜택, 경기 운영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수면 위에 올랐다. 많은 네티즌이 응원 대신 "은메달을 기원한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곽혜미 기자]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야구 국가대표팀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양현종이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첫 경기와 결승전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대표팀 에이스 양현종은 선수로서 느낀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금메달을 따고도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니 선수들이 다들 힘이 빠지더라. 은메달을 땄으면 어떨까 무서운 상상도 했다"고 말했다.

귀국 날 잔뜩 경직된 표정으로 미디어 앞에 선 김현수도 "경직이 안 될 수 없는 것 같다"며 "현지 팬분들께서 응원 많이 해 주셨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우리도 응원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선수들끼리 더 똘똘 뭉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야구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오지환 박해민 등 일부 선수가 아시안게임을 병역 회피용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여론은 대회 기간은 물론이고 결승전이 끝나고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양현종은 "선수들 다 핸드폰으로 기사를 본다. 나도 기사 확인을 많이 했다. 난 댓글은 안 보는 편이다. 그런데 내용은 전부 못 봤다. 제목이 차마 클릭을 못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양현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한 외부 시선에 휘말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양현종은 "외부의 시선을 무시할 수 없더라.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경기에 지장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은 홀가분하다. 성적이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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