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골 넣은 남태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한준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임과 함께 한국 대표팀에 '기술자의 시대'가 열렸다.

벤투 감독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A매치 친선경기를 통해 한국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2-0 완승을 거뒀다. 

부임 첫 소집 훈련을 4일 간 치른 뒤 가진 첫 경기. 선수 파악 단계인만큼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참가 선수가 중심이 됐다.

선수도 전술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인상적인 선발 투입이 있었다. 원톱 지동원과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다. 두 선수 모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3인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멀어졌던 선수들이다.

지동원(27, 아우크스부르크)은 원톱 포지션에서 활발했다. 공을 쥐고 측면으로 돌파할 때 활기찼고, 후반전에는 환상적인 바이시클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무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벤투 감독이 처음으로 박수를 친 장면이었다.

2선 공격의 중심에 깜짝 선발 투입된 남태희(27, 알두하일)도 경기 내내 돋보였다.  공을 잡을 때마다 안정된 볼 컨트롤과 드리블, 원투패스, 침투 플레이를 펼쳤다.

남태희는 전반 41분 손흥민의 스루 패스, 이재성의 논스톱패스를 받아 문전 왼쪽을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작렬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3분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단독 돌파로 문전 왼쪽을 파고들어 오른발로 골문 왼쪽 상단 구석을 예리하게 찔렀다.

▲ 오른발로 득점한 남태희 ⓒ곽혜미 기자


코스타리카의 날카로운 역습에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1-0 리드 상황을 확실한 리드로 만든 남태희의 득점은 중요했다. 전반 35분 이재성이 성공시킨 선제골은 손흥민이 얻은 페널티킥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밀어 넣었다. 득점 과정으로 보면 남태희의 골이 임팩트가 컸다.

남태희는 왼발잡이다. 체구는 작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발 기술이 좋다. 카타르스타스리그 진출 이후 득점과 도움을 가리지 않고 무수히 많은 골을 만들며 '카타르의 메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코스타리카전 추가골 득점도 메시를 떠올리게 했다. 섬세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을 코스타리카 수비는 넋놓고 바라봤다.

그동안 대표팀에 부름을 받으면서도 중용되지 못했던 남태희는 공격적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을 중용한 벤투 감독 체제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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