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창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NC 구창모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두 가지 종류의 커브가 구창모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구창모는 7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5피안타 무실점을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왼손 검지에 멍이 들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이닝도 가능한 투구였다. 그만큼 구창모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5회를 던지며 사사구가 1개도 기록되지 않았을 만큼 안정적인 제구력을 뽐냈다. 그 중심엔 떨어지는 각도가 다른 두 가지의 커브가 있었다.

이날 구창모의 투구수는 70개였다. 그 중 패스트볼이 39개였고 커브가 29개나 됐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1개씩 던지는데 그쳤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보여 주는 구종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때문에 이날 호투의 배경에서 커브를 빼놓을 수 없었다. 커브를 다양하게 떨어트리며 다양한 구종의 효과를 보는 투구를 했다.

먼저 의미 있었던 커브는 카운트를 잡는 구종으로서 커브였다.

타자의 눈높이에서 가운데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커브로 첫 스트라이크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이 처럼 눈높이에서 떨어지는 커브가 제구가 잘되면 이후 던질 수 있는 구종의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된다. 타자의 시선이 높은 공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창모는 8월 이후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8월 이후 3연승에서 커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많이 썼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그라운드 바닥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타자들의 헛스윙을 많이 유도해 냈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커브로 좋은 카운트를 만들고 마지막 결정구로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썼다.

사실상 투 피치의 투구였지만 커브의 꺾이는 각도가 달랐기에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는 효과를 봤다.

이날 이 투구가 성과를 거뒀다는 건 앞으로도 구창모가 선발투수로서 롱런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 대목이었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은 패스트볼과 커브 두 개뿐이지만 커브를 다양하게 떨어트리며 상대의 노림수를 피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날 잡아낸 삼진 7개 중 5개가 낮게 떨어지는 커브에서 나왔다. 2번의 삼진은 반대 투구가 됐지만 낮은 존에서 움직이며 상대를 속일 수 있었던 패스트볼이었다.

구창모는 8월 이후 패전 없이 3연승을 이어 가고 있다. 이날의 승리는 불펜 투수로서 만이 아니라 선발투수로서도 효용 가치가 높다는 것을 증명한 투구였다. 구종은 단순했지만 같은 커브를 각이 다르게 구사하며 다양성을 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 '선발투수' 구창모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린 2색 커브볼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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