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4년 연속 꼴찌는 절대 안 된다고 다짐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금은 탈꼴찌가 목표다."

KT 위즈는 올해 116경기를 치르면서 48승 2무 66패를 기록했다. 처음 목표로 했던 5할 승률은 사실상 힘들다. 28경기가 남았으니 23승 5패를 기록해야 딱 5할 승률을 맞춘다.

김진욱 KT 감독은 그토록 말하기 싫었던 "탈꼴찌"란 단어를 꺼냈다. 김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때 탈꼴찌를 금기어로 정했다. 꼴찌를 모면하겠다는 목표로는 3년 연속 최하위 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흔히 5강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5할 승률을 목표로 하자고 했다.

거포 군단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데는 성공했다. 7일 현재 팀 홈런 164개로 리그 2위다.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34개로 팀내 1위고, 주장 박경수와 신인 강백호가 20홈런을 넘겼다. 황재균과 유한준, 윤석민, 장성우, 오태곤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대포만 쏴서 이길 순 없었다. KT는 팀 타율 0.272 587득점으로 모두 리그 9위에 그쳤다. 홈런을 펑펑 치는 타자는 늘었지만, 안타를 몰아치면서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기는 많지 않았던 셈이다. 

마운드가 안정되지 못한 탓도 있었다. 시즌 내내 오디션을 치러도 5선발을 꿰차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고, 불펜은 필승 조를 꾸리기가 힘들었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19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6차례 블론 세이브를 저질렀다. 엄상백과 주권, 홍성용 정도가 그나마 믿고 맡길 불펜이었다. 

김 감독은 또 다시 하위권을 맴돌게 된 이유로 선수들의 부담감을 꼽았다. "탈꼴찌, 탈꼴찌 하다 보니까 자꾸 그것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위를 보자고 했던 건데, 지금은 탈꼴찌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도 이맘 때쯤 선수들이 많이 억눌려 있었다. 최하위가 확정된 뒤에 오히려 더 잘했으니까. 꼴찌란 말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흐름이 좋지 않다. KT는 이번주 3경기에서 1승 2패에 그쳤다. 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은 말 그대로 '졸전'이었다. 마운드는 한화에 장단 23안타를 내줬고, 실책은 3개를 쏟아 냈다. 실책은 모두 한화로 분위기가 넘어간 뒤에 나왔다. 집중력이 떨어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9회 로하스의 투런포로 2-9로 따라붙으면서 영패 위기는 모면했다.

'탈꼴찌'라는 마지막 목표를 지키기 위해선 6일 경기 같은 플레이가 더는 나와선 안 된다. 경기 흐름에 매몰되지 않고 끝까지 덤비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9위마저 위태로워진다. 10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3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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