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무조건적인 칭찬을 하지는 않았다. 9일 "채은성이 올해 꾸준히 0.330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올해가 끝이 아니다. 10년 동안 지금 성적을 유지해야 더 높은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수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4번 타자에게 칭찬을 해도 모자랄 것 같은데, 류중일 감독은 조금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다르게 보면 류중일 감독이 그만큼 채은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도 된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 이런 말을 했다. "중심 타자는 상대 투수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시 채은성은 이미 이 조건을 충족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채은성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박용택-아도니스 가르시아-김현수'로 시작했던 클린업 트리오의 틀을 깨고 김현수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리고 채은성은 20홈런 100타점이라는 결과로 답했다.
한 시즌 100경기 출전이 이제 3년째다. 그런데 이 사이 굴곡이 깊었다. 채은성은 2016년 타율 0.313과 81타점으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이 됐지만 지난해는 그렇지 못했다. 타율 0.267, OPS 0.663으로 타고투저 흐름조차 그를 외면했다.
류중일 감독은 그래서 채은성에게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재작년 잘하고 작년에 못쳤다. 그러면 안 된다"며 "당연히 지금은 잘하고 있다. 하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채은성은 LG가 8-5로 이긴 9일 한화전까지 타율 0.342와 10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