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최형우는 8일 광주 삼성전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20호 홈런을 채우며 6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6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이승엽이 유일했다.

하지만 최형우라는 이름값을 감안하면 20홈런은 그리 놀랄만한 숫자는 아니다. 그는 2015년 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문제는 홈런 숫자가 자꾸 줄어든다는데 있다. 지난 해 전반기서 3할7푼4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22개의 홈런을 친 최형우는 후반기서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홈런도 4개를 추가했을 뿐이었다.

올시즌에도 홈런 추가 페이스가 확실히 떨어져 있다. 홈런 숫자가 자꾸 줄어들며 그의 나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른바 에이징 커브가 아니냐는 추측들이 제기됐다.

에이징 커브란 선수가 일정 나이를 지나가며 성적이 꼭지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것을 뜻한다. 우리 나이로 3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의심하는 눈초리를 탓할 수 만은 없었다.

홈런이 줄어들며 그의 장기이던 타점 생산 능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4년 연속 이어져 오던 100타점 고지를 올 시즌엔 밟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데이터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최형우의 홈런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나이는 별 상관이 없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형우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장타율과 타구 속도, 발사각과 비거리를 비교한 그래픽이다.

최형우의 장타 생산 능력은 분명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약 2푼 가량 장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타구에 힘을 싣는 척도인 타구 스피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45.6km/h를 기록했다. 타구 속도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그가 여전히 강한 힘을 타구에 싣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KBO 리그의 평균 타구 스피드는 139km/h 정도다. 최형우는 그보다 빠른 타구 스피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발사각에 있었다. 지난해엔 평균 발사각이 16.4도였다. 땅볼은 마이너스로 기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적인 타구 발사각으로 분류할 수 있는 20도에서 30도(혹은 25도에서 35도) 사이에 해당하는 타구가 적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러나 올 시즌엔 이 수치가 확 떨어졌다. 지난해 보다 거의 5도 가까이 떨어진 11.8도를 기록했다. 최형우의 장타 감소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형우는 여전히 빠른 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타자다. 파워가 떨어지면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빠른 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타자다. 빠른 공 대처 타율이 3할9푼5리나 된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했을 때 최형우의 홈런 감소는 나이 탓이 아닌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같은 타구 스피드로 이전 보다 떨어진 장타력을 보인 이유는 바로 발사각에 있었다.

최형우의 타격 어느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에 대한 대응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데이터는 지적하고 있다.

데이터는 최형우의 힘이 여전함을 증명하고 있다. 동시에 그의 메커니즘에 다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과연 최형우가 이전의 폭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답은 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