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프로야구는 꽃이 필 때 시작해 꽃이 질 때 끝난다. 대장정의 끝은 가을이다. 우승 팀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을 '가을 잔치'라고 부르며 찬바람을 막는 '가을 점퍼'는 가을 잔치에 진출한 팀의 특권이다.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경기의 중요도가 커진다. 정규 시즌 말미 순위 싸움이 절정에 이르고 단기전이 시작되면 공 하나에 탈락과 생존이 오간다. 그래서 가을에 잘하는 선수는 특별하다.
지난해 휴스턴은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일에 저스틴 벌랜더를 데려왔다. 벌랜더의 별명은 '빅게임피처'였다. 월드시리즈 3차례, 포스트시즌에만 16번 등판한 경력을 자랑한다. 벌랜더는 가을의 전설을 썼다. 이적 후 5전 전승으로 휴스턴을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고,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두산은 외야수 정수빈이 경찰청에서 제대한 지 하루 만인 8일 1군에 등록했다. 한 차례 타석에 들어서 복귀전을 치렀다.
두산은 우익수가 구멍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가 -0.52다.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슬라이크 등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에 따른 영향이다. 시즌 내내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했으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정수빈은 중견수뿐만 아니라 우익수 좌익수가 모두 되는 팔방미인이다. 두산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다.
무엇보다도 정수빈은 가을 DNA가 강한 타자다. 정수빈은 2015년 한국시리즈 MVP다. 삼성과 6차전에서 9-1에서 12-1을 만드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실상 우승 축포였다. 6경기에서 정수빈이 쓴 기록은 타율 0.571, 출루율 0.647, 장타율 1.000, 그리고 OPS가 무려 1.647 이었다. 정수빈의 OPS는 1987년 김준환(1.708), 2010년 최정(1.672)에 이어 역대 한국시리즈 3위에 해당한다. 정규 시즌에서도 월별 타율을 구분했을 때 9월 타율이 가장 높다. 그만큼 가을 냄새를 잘 맡는 타자다. 타격뿐만 아니다. 정수빈은 허슬플레이로 무장돼 있다. 타격 공격 수비 때 몸을 사리지 않는다. 단기전에 정수빈의 허슬은 팀 사기를 끌어올릴 강력한 무기다.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있다. 1990년생인 정수빈은 박건우 허경민 등 다른 주축 선수들과 입단 동기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고 2015년과 2016년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시 만나 우승을 만끽하기를 2년 동안 고대했다. 허경민은 정수빈이 복귀한 8일 누구보다 기뻐했다. 부상으로 빠진 박건우도 조만간 돌아오면 완전체가 된다. 세 선수의 바람은 두산의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이 높은 올 시즌이 그 적기다.
정수빈은 "지금 팀이 잘하고 있다. 거기에 맞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시즌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시리즈 가면 최대한 내 몫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 국민 정서 무시한 AG 후폭풍, 리그 전체 외면 부른다
- 아이린-슬기, 아찔한 초미니 스커트
- 100타점 채은성 다음 목표, 조인성…"LG 최다 타점 도전"
- '예비역' 두산 정수빈 '나를 되돌아봤다'
- '야구 천재' 트라웃이 본 오타니 "믿을 수 없어"
- 강민호의 장담 "삼성 투수들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을 것"
- [SPO 데이터 파워스타]권오준이 140km 직구를 150km처럼 쓰는 법
- [SPO 데이터 따라잡기]최형우 홈런 감소 '에이징 커브'탓 아니었다
- '5년 만에 상위픽' 넥센, 2년 연속 해외파 품을까
- [주간베스트] 김현수 빠진 LG, 십시일반으로 5위 지켰다
- '1피안타 1볼넷' 오승환, 후속 불펜 도움으로 ⅓이닝 무실점
- '오승환 ⅓이닝 무실점' COL, 다저스에 6-9 패
- ' 2볼넷 2삼진' 추신수, 텍사스 4연패 수렁
- 강하지만은 않았던 CIN전, 류현진이 주의해야 할 타자 3명
- [영상] '월드스타 눈앞?' 외신 이목 끈 박석민 '비하인드 배트 플립'
- "3루수의 해" MLB.com 선정 포지션별 톱3 플레이어
- 40여년 전 동대문 야구장 매표소 앞 안내문-‘남성 관객과 동반하는 여성은 공짜’
- [지난주 NPB] 1승 5패하고도 매직넘버 4 줄인 히로시마
- [취재파일] KBO 이사회 밀실 정치, 암초 만난 한국 프로야구
- [2019 드래프트] ML 출신 전원 KBO행, 해외파 강세 이어졌다
- [2019 드래프트] '역시 최대어' 이대은 전체 1순위로 KT행(1보)
- [2019 드래프트] 고교 최고 타자 노시환, 한화 전체 3순위 지명
- [2019 드래프트] 볼티모어 출신 윤정현, 전체 4순위 넥센행
- [2019 드래프트] 이대은 "KT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 정운찬 총재, "최근 비판 관련해 12일 생각 전하겠다"
- [2019 드래프트] '이대은 KT 지명' 100명 프로행… 해외파·고졸 강세(종합)
- [2019 드래프트] 42세 너클볼 투수 허민, 드래프트 지명 실패
- 나란히 키 193cm, 쌍둥이 책임질 두 기둥이 온다
- [2019 드래프트] 'KT행' 이대은, "日서 만난 이대호 형, 다시 맞붙고 싶다"
- [2019 드래프트] '삼성행' 이학주, "김상수와 경쟁, 팀에 맡기고 최선"
- [2019 드래프트] '넥센행' 윤정현, "최고 좌완 투수 되고 싶다"
- [SPO 현장] '발목 부상 여파' JT 에드가, 컵대회 출전 불발
- [제천·KAL컵] '싸움닭의 귀환' 내가 아가메즈다
- "4년 전 한화…또 한화네요" 한화 신인 박윤철의 데자뷔
- [2019 드래프트] LG 5순위로 '장신 좌완' 이상영 선택
- '스퀴즈, 스퀴즈' 한국 U18, 대만 꺾고 우승…김대한 솔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