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외야수 한동민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한동민은 5일 기준 130경기에 나와 469타수 133안타(40홈런) 113타점 92득점 타율 2할8푼4리 장타율 0.606을 기록하고 있다. SK 구단 최초 좌타자 40홈런을 넘겼고 구단 최다 타점 타이도 기록 중. 2012년 2차 9라운드로 입단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인 시즌이다.

최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한동민은 "올해는 사실 어안이 벙벙하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한동민은 "40홈런을 쳤을 때도 그저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기쁜 일도 있었지만 힘든 일도 많았기 때문. 한동민은 5월 22경기 동안 6홈런 타율 1할9푼5리를 기록하며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6월 반등을 시작으로 차고차곡 기록을 쌓아갔다.

한동민은 "5월에 야구가 너무 안돼서 정말 힘들었다. 1경기 4홈런을 치고 풀릴 줄 알았는데 그 뒤로도 좋아지지 않아서 야구가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생각해서 메신저 프로필도 '존버'라고 해놨다. 너무 힘들 때 팀에 민폐가 되는 것 같아 2군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형들도 다 버티라고 했다. 그렇게 버티니까 40홈런도 하고 100타점도 했다. 30홈런을 넘기고서는 마음을 비웠다. 이제는 팀 2위 확정에 보탬이 되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민에게 올 시즌 버틸 배짱을 키워준 것은 입단 때부터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었다. 한동민은 "9라운드로 들어왔지만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9라운드라도 프로에 들어올 만한 실력인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오히려 여유를 가졌다. 4~5년 길게 보고 그 안에 프로 무대에 서자고 생각했다. 훈련량을 늘리고 코치님들에게 질문도 많이 했다. 그때는 야구는 훈련을 많이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해 힘들어도 버텼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한창 컨디션이 좋을 때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이 된 시련도 오히려 그의 마음가짐을 더 굳게 만들었다. 한동민은 "지난해 크게 다쳐서 올해 힘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재활했다. 야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야구를 못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직 최고의 페이스는 아니다. 올해는 부상과 부진을 딛고 한 뼘 더 컸을 뿐. 최고 컨디션의 한동민은 어떤 실력일지 궁금해진다. 한동민은 "올해 밑바닥도 쳐보고 세상을 다 얻은 기분도 느껴봤다. 야구를 하면서 2018년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민이 2018년을 밑바탕 삼아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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