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최정은 파워 히터다. 지난해 3할1푼6리이던 타율이 올 시즌 2할4푼5리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파워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최정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타구가 6일 문학 KIA전(DH 제1경기)에서 또 한 번 나왔다. 보통 타자들은 만들어 낼 수 없는 홈런을 최정은 만들어 냈다.

2-2 동점이던 4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KIA 선발 헥터의 7구째 슬라이더(시속 140km)를 잡아당겨 왼쪽 폴을 맞는 105m짜리 홈런을 뽑아냈다.

타구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최정이 어느 정도의 파워를 지닌 타자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일단 타구가 날아 간 속도가 상당했다. 최정의 홈런 비행 시간은 5.2초나 됐다. 보통 홈런이 넘어가는 비행 시간은 4초대에 머문다. 오래 날아간다고 멀리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 떠 있으면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지며 야수에게 걸릴 확률이 높다. 5.2초나 날아간 타구는 아웃 확률이 그만큼 높다.

보통 "총알 같이 날아갔다"고 표현하는 타구가 3초 후반에서 4초 초,중반을 형성한다.  

하지만 최정의 타구는 홈런이 됐다. 그만큼의 비행 시간을 갖고도 펜스를 넘을 만큼 멀리 뻗어나갔다는 뜻이다.

발사각에서 나온 차이다. 최정의 홈런은 발사각이 44도나 됐다. 대체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간은 21도에서 35도 사이다. 발사 각도가 40도를 넘어가면 홈런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44도는 너무 높게만 떠오르다 펜스 앞에서 잡히기 딱 좋은 타구 발사 각도다. 40도 이상 타구의 리그 평균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6푼1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최정의 타구는 야수에게 걸리지 않고 담장을 넘어갔다. 파워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홈런이 될 수 없는 발사 각도였다.

타구 스피드가 동반이 된다면 또 모를 일이었다. 빠른 타구 스피드가 더해지면 발사각이 높아도 비행 시간을 줄이며 홈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정의 타구는 시속 142km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KBO 리그의 평균 타구 스피드가 139.9km다 평균을 조금 웃도는 스피드만이 동반된 타구였다.

빠르지 않은 타구 스피드 또한 최정의 파워를 증명하는 수치다. 스피드의 힘 없이 온전히 타구에 실린 힘만으로 펜스를 넘어갔기 때문이다. 최정은 비공인 기록으로 140km가 넘지 않는 타구 스피드로 홈런을 기록한 KBO리그의 유일한 선수로 남아 있다.

비행 시간 5.2초와 44도의 발사각, 여기에 142km에 그친 타구 스피드는 최정의 홈런이 특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수치들이다. 다른 기술을 떠나 파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는 걸 의미한다.

최정은 올 시즌 극단적으로 당겨 치는 스윙 메커니즘을 보여 주고 있다.

가운데 담장을 기준으로 83%의 타구를 당겨 쳐서 만들고 있다. 최정의 타율이 급전직하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로 최정의 파워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이상적인 스윙이 아니더라도 담장을 언제든 넘길 수 있는 힘을 지닌 타자라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타율이 많이 떨어지며 지난해에 비해 위압감도 함께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정은 여전히 대단한 타자다. 이날 보여 준 홈런은 그 확실한 증거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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