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2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넥센 송성문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김광현이 아쉬워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김광현은 SK 에이스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첫 시즌을 맞이한 탓에 아직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힘이 남아 있을 때 그의 구위는 여전히 KBO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광현도 언제나 최고의 파워를 보여 줄 수는 없다. 김광현도 때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 주지 못할 때도 있다. 언제나 좋은 컨디션일 수는 없다. 최고의 결과를 내기 어려운 순간도 찾아온다.

김광현이 좋지 않은 조짐을 보일 때는 패스트볼이 맞아 나갈 때다.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지는 그이지만 구속이 줄고 패스트볼이 많이 맞아 나갈 때는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가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패스트볼이다.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높아지면 김광현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반대로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구위를 보여 주고 있다면 그를 믿고 봐도 좋다.

김광현은 올 시즌 5이닝이 책임 이닝이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첫 풀시즌이었기 때문에 이닝에 제한을 뒀다. 때문에 그가 좋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차이는 5회를 채웠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에 따라 구분 짓는 것이 옳다.

김광현이 5회를 채웠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큰 차이를 보였지만 커브나 체인지업은 김광현이 즐겨 사용하는 구종이 아니다. 보여 주는 구종이 맞아 나가는 것으로 이상 징후를 체크할 순 없다. 그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패스트볼의 성적이 제일 중요한 이유다.

김광현은 5이닝을 채웠을 때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2할5푼4리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5회를 채우지 못한 경기에서는 3할7푼9리로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크게 치솟았다. 패스트볼이 맞아 나가면 그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27일 문학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그랬다. 5회까지 내용이 나빠 보이진 않았지만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패스트볼이 자꾸 맞아 나갔기 때문이다.

5회 송성문에게 허용한 중월 투런 홈런도 빠른 공을 던지다 맞은 것이었다. 8-3으로 앞선 7회, 선두 타자 임병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공 또한 패스트볼이었다. 이때 이미 스피드가 시속 141km까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SK 벤치는 교체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좌타자인 송성문까지 맡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은 송성문에게 다시 투런 홈런(슬라이더)를 맞고 강판됐다.

김광현은 특별한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공도 빠른 볼과 짝을 이룰 때 더 빛을 낼 수 있다.

데이터는 그 빠른 공이 맞아 나갈 때 김광현에게 빨간불이 켜진다고 말하고 있다. 김광현의 교체 타이밍을 잡는 데 참고해 볼 법한 대목이다.

패스트볼의 회전수로도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패스트볼 회전수가 2100rpm 미만일 때 피안타율은 2할8푼9리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2100rpm에서 2500rpm 사이에선 2할3푼9리로 떨어지고 2500rpm 이상에선 2할로 크게 떨어진다.

패스트볼의 회전수가 반드시 공의 위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회전이 강하게 걸린 패스트볼은 아무래도 볼 끝의 움직임이 심하게 일어나게 된다. 상대에겐 그만큼 부담이 될 수 있다. 김광현 역시 패스트볼의 회전수에 따라 피안타율이 크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김광현의 패스트볼 회전수를 체크하면 그의 교체 타이밍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27일 넥센전도 그랬다. 김광현은 6회까지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SK 벤치는 7회까지 욕심을 냈고 결국 패착이 됐다. 첫 타자 임병욱에게 패스트볼을 던지다 안타를 맞았고 송성문에게 투런포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미 김광현의 패스트볼은 스피드와 회전수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다.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었다.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김광현이 해 줘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언제 쓰고 언제 뺄 것인지를 잘 맞춰 활용해야 한다. 그 답은 패스트볼이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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