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스터시티의 관중석에 섞인 '빨간' 산타클로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남들이 모두 쉬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축구로 가득 채우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일상은 어떨까.

12월은 축구 선수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시기다. 봄에 시즌을 시작해 쌀쌀한 바람이 불면 막을 내리는 K리그 선수들을 물론이고, 가을에 시즌을 시작한 유럽 축구도 12월 말에는 잠시 쉬어 간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앙은 12월 말부터 내년 1월 초까지 거의 1달에 달하는 휴가를 떠난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팀도 재정비할 시간이다. 라리가도 보름 정도, 세리에도 바쁜 연말을 보내고 나면 2019년 시작과 함께 20일 정도 휴식기를 보낸다.

하지만 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잉글랜드의 축구 선수들이다. 박싱데이는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의 공휴일이다. 

과연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어떻게 연휴를 보낼까. 모두 1년 가운데 가장 행복한 연휴를 즐기고 있을 때,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철저히 몸을 관리하며 경기를 치열하게 준비한다. 영국 일간지 '미러'가 26일(한국 시간) 박싱데이의 선수들의 일상을 설명하는 로비 새비지의 글을 게재했다. 

새비지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블랙번, 버밍엄시티, 레스터시티, 더비카운티 등을 거치며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46경기를 출전한 인물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오전 10시 쯤엔 평범하게 훈련한다. 이후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크리스마스 쇼핑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밤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나라 전체가 술도 즐기며 친지들과 시간을 보내지만, 축구 선수들은 그렇게 보낼 수가 없다. 48시간 내에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도 예외는 없다.

크리스마스 날은 클럽마다 조금 다르다. 박싱데이 경기 킥오프에 따라 언제 팀으로 돌아갈지 정해진다. 하지만 많은 감독들이 크리스마스 오전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한다. 적당한 정도라면 칠면조를 점심에 먹는 것도 허용된다. 오후엔 다른 이들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훈련을 위해 복귀해야 한다.

오후 6시엔 다음 날 경기를 위해 가볍게 훈련한다. 새비지에 따르면 주로 팀 훈련이나 세트피스에 집중한다고 한다. 그 이후엔 밤을 보낼 호텔로 이동한다. 홈 경기라면 조금 더 편할 것이고, 원정을 떠난다면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밤 10시엔 동료들과 축제 분위기를 즐긴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게 허용될 리 없고, 기본적으론 평소 경기 전날과 비슷하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박싱데이 일정은 크리스마스 다음 날 경기로 시작된다. 모두가 아직 연휴를 즐기고 있을 때지만 일찍 일어나 가볍게 몸을 움직인다. 대체로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에 킥오프한다. 올해도 10경기 가운데 7경기가 현지 시간 2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경기를 잘 치른다면 오후 5시께 승리를 따내고 즐겁게 웃을 수 있다.

물론 경기는 뒤이어 줄줄이 열린다. 순위가 요동치는 박싱데이를 잘 넘기려면 선수들 역시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축제 분위기지만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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