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FC서울 감독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구리, 한준 기자, 박주성 기자/ 송승민 영상기자] “J리그도 허리띠를 졸라 맸던 적이 있습니다. K리그도 그런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슬기롭게 잘 넘기면, 감당할 수 없던 인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축구의 분위기가 뜨겁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전 경기 매진 등 한국 축구에는 오랜 만에 순풍이 불고 있다. 대표팀이 뜨면 그곳은 곧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장이 된다. 어린 소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기존 축구 팬들에게는 생소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K리그는 그 순풍과 다소 거리가 있다. 김문환, 황인범 등 아시안게임 금메달 선수들이 속한 구단에는 일부 소녀 팬들이 찾아가고 있지만 최근 한국 축구의 부흥과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전북현대, 경남FC, 대구FC를 제외한 모든 구단의 홈 평균 관중이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무려 평균 5,000명의 가까운 팬들이 경기장을 떠났다.

최용수 감독은 이를 잘 알고 있다. 홈 복귀전을 치른 후 최용수 감독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빈자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최용수 감독은 팬들이 많이 없어서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았다. 과거 서울은 스쿼드와 경기력 여부를 떠나 홈팬들이 압도하는 분위기를 만든 팀이었다. 그 분위기가 큰 힘이 됐는데 관중이 많이 줄었다. 서울다운 본 모습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 고개 숙인 최용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과도기지 않나 싶어요. 이걸 잘 넘기면 예전의 감당할 수 없는 걸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21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스포티비뉴스는 최용수 감독을 만났다. 최용수 감독은 현재 K리그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과도기에 있다고 바라봤다.

일본 축구가 정말로 전성기 때가 있어요, J리그가. 쫙 우리가 복기를 해보면. 그게 이제 약간 막 많은 제제를 가하고 긴축하고 이러다가 투자를 안 하다가 K리그로 넘어왔어요. K리그가 정말 좋았을 때는 좋은 용병들, 수원에 에두, 서울은 데얀, 정말 부흥기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중국으로 넘어간 거예요. 그러다가 일본은 엄청난 투자금을 받아서 J리그가 선수단 연봉도 올라가고 판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면에는 10년 전인가, 허리띠 졸라매고 그랬던 적이 있었어요. K리그도 그런 과도기지 않나 싶어요. 그걸 우리가 슬기롭게 잘 넘기면, 우리가 옛날 그런 정말로 넘쳐났던 팬들의 열기, 감당할 수 없는 축구의 그런 것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때인 것 같아요.”

최용수 감독은 서울이 그 출발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0만 시민이 거주하는 수도 서울의 축구 구단인 FC서울은 다른 구단과 달리 K리그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 최용수 감독의 생각이자 철학이다. 지금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더욱 그랬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경기장을 떠나는 팬들, 최용수 감독은 바깥에서 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삼켰다.

정말 제가 여기 와서 저 혼자서 한다고 K리그 흥행을 보장할 수는 없고, 작은 욕심이지만 서울을 K리그에 선두에 들어갈 수 있게끔, 구단과 소통해서 좋은 아이디어로 이슈거리를 생산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 직업은 축구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내용 결과 두 개를 다 가져오고 싶지만 사실 1년에 평균 ACL, 리그, 컵대회 55경기를 잡고 들어가는데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는 건 6경기 정도, 제가 봐도 판타스틱한 경기는 6경기 7경기 그 정도 밖에 안 나와요. 우리가 정말 밀리다가 진짜 내용도 안 좋고 그렇다가 어떻게 골 넣어서 1-0으로 승점 따고, 우리가 압도적인 경기를 하다가 1-1로 비기고 2-2로 비기고 그런 경기도 되게 많아요. 근데 정말로 오늘 경기는 너무나도 기가 막혔다이런 경기는 1년에 6경기 7경기, 축구로 승부를 봐야 되고, 결과, ACL 출전권은 따고 싶어요.”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리는 목표치만 정말 그것만 딱 향해서 올바른 계획을 세우고 과정 절차를 밟고 가면 되는 거예요. 남의 집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이제 최용수 감독은 서울의 영광을 되찾을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K리그 정상에 서겠다는 그런 현실성과 책임감 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ACL 복귀. 최용수 감독은 최대한의 목표로 아시아 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강등권에 추락했던 서울의 ACL 복귀도 쉬운 목표는 아니다.

다음 시즌 K리그 판도에 대해서는 전북, 경남, 대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리그의 우승 자판기가 된 전북, 돌풍의 경남, FA컵 정상에 오른 단단한 대구까지 최용수 감독은 이 세 팀을 주요 경쟁 팀으로 언급했다. 목표로 정한 ACL에 나가기 위해서는 이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은 혼돈이 예상됩니다. 전북도 감독이 바뀌고, 울산도 선수 보강을 하고 있습니다.

"울산이 지금 상당히 우수 선수들이 되게 많아요. 상당히 참 걸출한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전북은 기존 선수들이 워낙 검증된 친구들이고. 또 이기는 방법을 아는 친구들이에요. 그런 게 무섭다는 거죠. 새로운 감독님이 와서 어떤 동기부여로 팀을 이끌어갈지 모르지만, 무리뉴 감독의 오른팔이라니까 또 뭔가 수가 있을 것이고. 뚜껑 열어봐야죠."

-계속 전북이 우승을 해왔는데, 다음 시즌 판도는 어떻게 예상하나요?

"잘되는 집안은 잘되게 밀어주면 되요. 더 박수쳐주고 칭찬해주면 되는 거예요. 우리는 목표치만 정말 그것만 딱 향해서 올바른 계획을 세우고 과정 절차를 밟고 가면 되는 거예요. 남의 집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상위 전북 경남 울산, 이 세 팀을 빼고는 거의 비슷하다고 봐요. 그 세 팀은, 훌륭한 감독님들 밑에서 좋은 스쿼드를 갖췄고 내년에도 경쟁력이 있을 거예요."

인터뷰=한준 기자,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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