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5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스즈키컵 우승은 지난 16일, 열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박항서 감독은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스즈키컵에서 많이 뛰지 않은 선수 위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팬들은 여전한 열정을 보여줬다. 기자회견이 열린 베트남축구협회 건물에서 이번 평가전 표를 판매했는데 긴 줄이 늘어섰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만 해도 관중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평가전이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생각은 틀렸다. 경기 전 비교적 한산했던 관중석이 경기가 시작되자 갑자기 차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크리스마스에 열렸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아니다. 자연히 다소 늦은 시간에 경기장에 입장했다.
조금씩 자리가 빈 곳이 있었고 스즈키컵 결승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관중이 찾았다.
팬들은 박자에 맞춰 '베트남!'을 연호했고 한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파도타기 응원,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하는 응원 등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베트남을 응원했다.경기 전날 훈련에서 모든 이들의 눈을 사로잡은 팬도 경기장을 찾았다. 이 팬은 훈련 때 박항서 감독이 그려진 큰 그림을 들고 와 주목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물론 외신과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팬은 과거 자신의 머리카락을 밀어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그렸다. 머리 뒤에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있었다. 이날은 다소 머리가 길어 박항서 감독의 얼굴은 희미해졌고, '내일 경기에서는 이 머리를 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이 팬을 자신의 말을 지켰다.하지만 경기날은 달랐다. 다시 한번 머리에 박항서 감독을 새기고 나타났다.
이제 더 올라갈 곳은 없고, 성적도 낼 만큼 다 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베트남 팬들의 박항서 감독에 대한 기대, 베트남 축구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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