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가족 빼고는 너무 많은 믿음을 주지 말라."

1990년대 프로축구 K리그를 호령했던 고종수(41) 대전 시티즌 감독의 별명은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 '축구 천재'였다. 이동국(전북 현대), 안정환과 함께 '트로이카'로 불렸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고종수를 두고 부르는 곳도 많았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병행해 뛰다가 탈도 났다. 부상도 잦았다. 생각보다 선수 생활도 길게 가지 못했다.

그래도 선수 시절의 경험은 지도자 입문 후 큰 자산이 됐다.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게 되니 전술, 전략도 좀 더 깊이 보게 됐다. 지난해 잔부상이 있었던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을 플레이오프에서 과감하게 제외했다.

황인범은 A대표팀에도 부름을 받아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누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같이 뛰면서 더 존재감을 키웠다. 동 세대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것은 고 감독에게도 즐거움이다.

고 감독은 손흥민, 이승우 등 현재 한국 축구를 이끄는 주축들에 대해 값진 조언을 했다.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고 감독은 "지금은 우리 세대와 매우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주위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지 마라"며 주체적인 선수 생활을 강조했다.

그는 "가족을 빼고 외국인 에이전트 등 축구계 관련 사람들이 흔드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보완해야 팀에서 가치를 인정 받는데 주변에서 다른 소리를 하니까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며 냉정한 판단을 말했다.

이어 "먼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가족 외에는 너무 많은 믿음을 주지 말기를 바란다. 어느 팀이나 그렇지만, 같은 소속팀 선수들에게 인정받으면 된다. 국가대표가 되고 그 안에서 인정받으려면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 요즘 선수들은 그런 (끈기가) 없다고 하는 데 늘 대표팀이나 조직 안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자신이 기술이 좋다고 해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끊임없이 노력해서 자리를 유지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노력과 자기 관리의 대명사다. 고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이 대단하지 않나. 아버님이 주위 사람을 차단하니까 지금의 손흥민이 있다고 본다. 주위의 관심이 흔들리지 말고 본인이 무엇을 해야 더 가치를 인정받는지,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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