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무승으로 머리를 짧게 민 박진포 ⓒ제주 유나이티드
▲ 2019시즌 제주의 주장 박진포 ⓒ이종현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은동, 이종현 기자] "작년엔 15경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선수단이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팬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올해는 15경기 무승이 아닌 무패로 팬분들이 웃는 날이 많아야죠." 2019시즌 제주 유나이티드 주장으로 선임된 박진포 

제주의 2018시즌은 15경기 무승 뒤 반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제주는 7월 11일 경남FC와 K리그1 16라운드 경기(0-0 무)부터 9월 26일 울산 현대(2-3 패)전까지 15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31라운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잡아 연패를 탈출했다는 점. 제주는 전남전을 포함해 8경기 6승 1무 1패로 반등하며 최종 순위 5위로 마감했다. 

'암흑기'가 이어질 때 제주 선수단의 머리는 유난히 짧았다. '삭발 주동자' 박진포가 28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0-4로 지며 무승이 13경기로 이어지자 머리를 짧게 밀고 선수단 앞에 나타났다. 구단 내 최고참 박진포의 예기치 않은 삭발에 대부분 선수도 그의 '의지'를 따랐다. 팀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자 마음이 일치한 것이다.  

박진포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시즌 K리그1 하나원큐 미디어데이에서 "제가 먼저 잘랐죠 처음에. 몇 경기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어요. 의지를 보여줄 것을 해야 하는데. 마땅히 생각나는 게. (삭발한 것으로 의지를 표명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의지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전북과 경기를 끝나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애들이 제 머리를 보고 자발적으로 다. 잘랐더라고요"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른바 '삭발 투혼'이다. 

물론 '삭발 투혼'이 성적이 곧바로 반영된 건 아니다. 그리고 무작정 박수받을 만한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팀의 분위기 개선, 성적 반등을 위해 무엇이든지 해야 했다. 선참의 절박한 심정이었다. 제주 선수단은 자발적적 삭발뿐만 아니라, 합숙 훈련을 진행할 정도로 문제 해결에 전력을 쏟았다. 

박진포 역시 "머리 민 게 크게 도움은. 해결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선수의 성의가 있기 때문에. 조그만 부분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 박진포의 삭발 영향으로 '민간인' 김호남(왼쪽) 은 군인 시절보다 머리를 더 짧게 잘랐다. ⓒ제주 유나이티드
▲ 2019시즌 제주의 주장으로 뛸 박진포, 평소 동료 선수들에 많은 도움을 준다. ⓒ제주 유나이티드

물론 상주 상주에서 막 전역한 '민간인' 김호남은 박진포의 삭발에 군인 시절보다 더 짧게 머리를 밀었다. 김호남은 "원래 요령껏 삭발했는데, 와이프가 '의지 보여주려고 했는데 왜 요령 부리냐'라고 질책해 짧게 밀었다"고 설명했다. 

박진포는 마음이 쓰였다. 그는 "호남이에게 미안해요. 따로 말도 했어요, '전역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미안하다'고. 제가 다른 선수들의 의견도 안 듣고 머리를 잘라서. 사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고 했다. 주동자로써 마음이 쓰였던 박진포다. 

어려운 시기 2018시즌 제주 선수단과 이야기하면 항상 박진포가 언급됐다. 그만큼 팀에서 신뢰하고 도움이 되는 선참 선수다. 박진포는 2019시즌 제주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반등을 위해 최전선에서 힘을 쏟아야 한다. 

제주는 2019시즌 아길라르, 윤일록(임대), 임찬울, 강윤성, 정우재 등 선수를 알차게 보강했고 공격적인 축구를 천명했다. 개막전 인천 유나이티드(3월 2일)전 승리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그는 "(개막전을 이기고 싶은 인천의 마음은) 최고 무서운 거 같다. 상대 팀의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최근 인천은 개막전 7시즌 승리가 없다). 잘 준비할 것이고, 저희도 잘 준비해야지 원정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 개개인이 인천의 마음가짐보다 더 강하게 먹어야 하겠다"며 개막전 승리를 다짐했다. 

영상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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