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는다" 박주영(오른쪽)에게 지시하는 최용수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박주영은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자존심에 상처가 있었고 안팎에서 얘기도 많았다. 이야기를 많이 했다. 1,2차 훈련 힘든데 한 번도 빼지 않았다. 배려를 해주려고 해도 다 했다. 지금 스타플레이어는 없다. 공정히 경쟁해야 한다." 최용수 감독이 경기 전 동계 훈련을 완벽히 소화한 박주영에게 신뢰를 보내며 한 말이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이렇게 말해도 좋지 않을까. 우리가 알던 박주영이 돌아왔다.

FC서울은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라운드에서 포항스틸러스를 2-0으로 이겼다.

박주영도 최전방에 박동진과 출전해 서울의 공격을 책임졌다. 2018시즌의 박주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무릎이 좋지 않아 몸 상태가 100%라고 보기 어려웠던 데다가, 팀이 깊은 부진에 빠진 가운데 박주영은 경기 외적으로도 흔들렸다.

2019시즌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면서 바닥을 친 다음 시즌. 박주영은 누구보다 절실히 준비했을 터. 최 감독의 말대로 겨울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박주영의 몸은 가벼웠다. 장신 수비수들 위로 날아오르면서 여러 차례 공중볼을 따냈다. 예전의 탄력이 돌아온 듯했다. 몸이 좋아지니 드리블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박주영이 다루는 공을 포항 수비수들은 좀처럼 빼앗지 못했다. 수비수를 등지는 것에서도 힘이 느껴졌다.

전반 10분 터진 선제골도 박주영의 돌파에서 나왔다. 오른발로 크로스하는 척하다가 반대발로 올렸다. 이웅희의 헤딩에 이은 황현수의 헤딩으로 골이 터졌다.

움직임 자체도 활발했다. 박주영이 후반 4분엔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간을 만들자 알리바예프가 중앙으로 영리하게 침투했다. 박주영의 패스까지 완벽했지만 알리바예프의 마무리 하나가 아쉬웠다.

박주영은 후반 36분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직접 득점을 노렸으나 골포스트를 스쳤다. 왼발이었지만 힘이 느껴지는 강력한 슛이었다.

체력 상태도 이상이 없었다. 후반 40분이 다 돼서도 포항 수비들을 압박했다. 최 감독 역시 박주영을 후반 추가 시간에야 교체하면서 믿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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