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가 안타를 친 뒤 LG 특유의 안녕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엄청 시끄럽다. 정말 노력 많이 한다."

시즌 초반, LG가 선두권을 다툴 때 류중일 LG 감독이 했던 말이다. 시끄럽다고 지목했던 주인공은 주장 김현수였다.

류 감독은 "팀 사기가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분위기를 항상 같은 흐름으로 이어 가기 위해 김현수가 애를 많이 쓰고 있다. 그 덕에 팀 분위기도 잘 살려 갈 수 있다. 더그아웃에서 경기 중에 얼마나 시끄러운지 모른다. 쉴 새 없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3월을 0.147의 타율로 부진하게 출발했던 김현수다. 하지만 4월 들어 0.372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잘나갈 때 앞장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개인 성적이 부진할 때도 한결같이 자신이 해야 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5월, 김현수의 타율은 0.286으로 떨어졌다. 크게 부진한 것은 아니었지만 김현수라는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시즌 3할 타율도 무너졌다. 김현수에겐 시련의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김현수는 그동안 기가 죽어 있었을까.

정답은 "아니오"였다. 김현수는 변함없이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는 몫은 여전히 김현수의 차지였다.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는 여전히 시끄럽다. 더그아웃이 늘 김현수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야구가 잘 안 풀리고 있을 때도 한결같이 팀을 위해 파이팅을 내고 있다. 더그아웃에서만이 아니다. 라커룸에서도 늘 분위기를 이끄는 것은 김현수다. 타선이 잘 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김현수 덕분에 팀 분위기는 늘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자신의 성적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은데도 팀을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 우리 팀이 안 좋은 흐름 속에서도 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리더라는 것이 그래서 어렵다. 혼자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안 좋더라도 팀이 필요할 땐 파이팅을 내야 한다. 김현수는 그런 몫을 참 잘해 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현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끝이 없을 듯 보였던 슬럼프에서도 서서히 탈출하는 타격을 보이고 있다. 타율도 0.299까지 끌어올리며 3할 타율을 코앞에 두고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김현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절실한 파이팅이 있기에 지금 LG의 팀 성적도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5위를 위협 받던 LG는 어느새 분위기를 바꿔 공동 3위까지 올라 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한결같이 시끄러운 김현수.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오랜 LG의 패배 의식을 걷어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보이는 주장이 아닌 진정한 팀의 리더로 그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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