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식 KIA 타이거즈 감독대행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야구에서 최근 자주 보이는 것이 희생번트다.

KIA는 지난달 31일 광주 키움전에서 희생번트 3개를 기록했다. 김기태 전 감독이 지휘한 개막 후 44경기에서 KIA는 희생번트 10개(리그 7위)가 나왔는데 지난달 17일 박흥식 감독대행이 임시 사령탑에 앉은 뒤 14경기에서 희생번트 9개로 같은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지휘자'가 바뀐 것만으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의 흐름이 달라진 셈이다. 박 감독대행은 경기 다음날인 이달 1일 취재진에게 "1,2선발이 나오면 점수를 잘 주지 않으니까 선취 득점이 중요하지 않나. 그때는 작전 야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대행은 "우리 라인업을 보면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사실 최형우 뿐이다. 하지만 기복 없이 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라인업"이라고 덧붙이며 선수들의 센스 있는 '발 야구'를 기대했다. 최근 왼손 투수에 김주찬 1번 카드를 쓰는 것도 작전수행능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활발한 작전이 이어지면서 선수들도 상대 수비 틈을 노려 작전을 펼치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31일 경기에서 7회 무사 1루에 나온 김선빈의 번트는 벤치 작전이 아닌 기습 번트라고 밝혔다. 2회 한승택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뒤 타석에 나선 박찬호가 빠른 발을 살려 초구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남은 문제는 작전이 득점으로 잘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것. KIA는 이날 에이스 양현종의 선발 등판 때 이기기 위해 많은 희생번트를 댔지만 번트로 만든 1사 2루 3번의 기회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반대로 이달 1일 경기에서는 1회 먼저 2실점 하면서 희생번트 없이 강공을 시도하다 7안타 4볼넷 무득점, 잔루 12개에 그쳤다.

박 감독대행은 "5월은 정신 없이 보냈고 6월부터가 중요하다"고 했다. 6월부터는 장마와 무더위, 선수들의 체력 안배 등 다양한 고비가 기다리고 있어 박 감독대행의 색깔을 더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 선수들이 새로운 지도자의 지휘 방식에 잘 따르며 점수를 뽑아내는 '고급 야구'에 익숙해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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