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발했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한 조재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공격 축구, 수비 축구. 흔히 축구에 붙이는 말들이지만 어떤 팀이든 공격과 수비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실점을 줄이고 득점을 내야 승리하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는가가 달라질 수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일 맞붙은 FC서울과 강원FC의 경기가 그러한 구분을 잘 보여준 것이 아닐까. 두 팀은 치열한 경기 끝에 2-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만큼이나 내용도 치열햇다. 서울은 수비를 튼튼히하면서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강원은 조금 더 주도적인 경기 운영으로 잘 만들어진 골을 넣었다. 누가 더 낫고, 누가 나쁜가에 대한 평가가 아니었다. 승리로 향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두 팀 모두 상위 스플릿에 오를 수 있는 순위까지 오른 저력을 입증했다.

◆ 전반: 공격한 강원도, 수비한 서울도 1골씩 넣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우리 스타일대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원이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비교적 자유롭게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경기장을 최대한 넓게 활용했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했지만 공간이 났을 땐 긴 패스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사실상의 파상공세였다.

전반 9분 조재완-정조국-정승용으로 연결되는 간결한 패스 연결로 서울의 페널티박스 안을 공략했다. 정승용의 슛은 유상훈에게 막혔고 리바운드 볼을 잡은 정조국의 슛도 부정확했다. 전반 12분과 전반 19분 조재완이 측면 돌파에 성공하며 슛을 시도했지만 힘이 과하게 들어갔다. 전반 24분에도 정승용의 패스를 받아 정조국이 터닝 슛은 솟구쳤다. 전반 26분엔 조재완이 김지현과 2대1 패스로 완벽히 중앙 돌파에 성공한 뒤 시도한 슛은 유상훈에게 잡혔다.

하지만 득점은 서울에서 먼저 터졌다. 서울은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운영했다. 종종 찾아온 위기는 유상훈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8분 서울이 강원을 압박했고 한국영의 백패스가 다소 짧았다. 박동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뒤 골까지 마무리했다.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 서울의 흐름이 좋았다.

동점 골의 주인공 조영욱도 서울의 스타일을 '효율성'이라고 말한다. 조영욱은 "계속 수비를 하는 상황인데도 어떤 상황이 되면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높은 지역에서 공을 빼앗은 뒤 빠르게 공격하는 것이다. 조영욱은 "숏카운터를 강조하신다. 볼을 빼앗은 뒤 전환 속도를 자주 말씀하신다. 볼을 빼앗았을 때 골을 넣느 횟수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전 김병수 감독도 서울을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고 수비 시엔 지루할 정도로 차분하게 기다릴 줄도 안다"고 평가했다.

강원도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특유의 패스 축구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추가 시간 왼쪽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크게 좌우로 흔들었다. 신광훈이 공격에 가담한 뒤 올려준 크로스를 김지현이 쇄도하면서 마무리했다.

▲ 박동진의 정확했던 마무리. 그는 수비수 출신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후반: 서울도 당연히 공격할 줄 안다

숨을 고르고 나선 후반에도 강원의 기세가 좋았다. 후반 13분 침착하게 공을 돌리며 서울의 간격을 벌려놨다. 한국영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유상훈이 막았지만 김지현이 재빠르게 쇄도해 가슴으로 잡아둔 뒤 득점에 성공했다. 오히려 빗맞은 것이 유상훈을 더욱 어렵게 했다.

경기를 흔든 것은 서울의 대응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16분 김원식을 빼고 조영욱을 투입하면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후반 26분엔 박동진을 빼고 체력이 넉넉한 김한길을 투입했다. 전술적으로도 김한길이 측면에 배치됐고 박주영이 원톱으로 배치됐다. 명백히 공격숫자를 늘려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뜻.

서울이 전반을 수비적으로 운영했지만 그것은 '능력 부족'보단 '스타일'로 봐야 했다. 서울도 공격할 줄 아는 팀이다. 시즌 19라운드까지 32골을 터뜨리면서 전북 현대(34골)에 이어 리그 전체에서 득점이 2번째로 많다. 절대 공격력이 부족하지 않다. 이번 시즌 서울은 좁은 공간 공략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 

고요한은 "좁은 공간에서라도 파고드는 움직임을 하고, 그 반대로 또 나오는 선수들도 있고, '역동작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수비수들도 끌려나오고, 딸려가고 하면서 공간이 좀 나온다. 그때 수비 뒤 공간 등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서울이 공격적으로 나서 골을 만들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후반 28분 조영욱이 알리바예프의 영리한 발뒤꿈치 패스에 맞춰 침투한 뒤 득점에 성공했다. 패스로 공간을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인 상황 인식과 재치가 돋보인 득점이었다.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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