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류현진과 계약한 LA 다저스는 고교 시절부터 류현진에 관심을 가졌던 팀 중 하나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은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다저스는 세간의 예상을 뛰어 넘는 포스팅 금액(2573만7737달러)을 적어낸 끝에 류현진과 계약했다.

그로부터 6년 반의 시간이 지난 지금, 류현진은 리그 최고의 투수로 2019년을 질주하고 있다. 6년의 계약 동안 좋았던 시간도, 부상으로 고전했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건강할 때는 리그 엘리트급 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 지난겨울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류현진은 올 시즌 전반기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LA타임스는 8일(한국시간) 관계자의 말을 빌어 다저스의 류현진 영입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LA타임스는 “다저스는 2012년 말 로건 화이트 스카우트 디렉터, 에이시 고로기 아시아 스카우트 담당, 한국인 스카우트 안병환 씨를 보내 류현진을 봤고 투자 가치가 있는 선수임을 확신했다”고 떠올렸다.

다저스가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적었던 것도 류현진이 챔피언 도전 팀에서 3선발로 활약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화이트 팀장은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류현진이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였다”고 떠올리면서 “류현진은 약간 큰 체구의 선수였지만 우리는 마운드에서 아름다운 몸매의 선수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공을 던지는 능력에만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가 류현진 영입전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그를 지켜봤기 때문이었다. 관계자들은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류현진에 관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LA타임스는 “다저스와 미네소타를 필두로 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고교 시절 류현진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마추어 스카우트를 했던 현 다저스 스카우트 릭 라가조는 “우리는 그와 계약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주 쉬운 결정이었다. 그는 컸고, 강한 공을 던지는 굳건한 아이였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감각이 있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스윙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알았다”면서 류현진이 또래 수준을 확실히 뛰어 넘은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류현진은 KBO리그를 선택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더 큰 선수가 됐다. 대선배들 밑에서 착실히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킨 류현진은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고교 졸업 후 미국에 간 것보다, KBO리그를 거치며 더 성숙한 투수가 돼 미국에 간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어깨 부상으로 큰 위기를 겪었으나 다저스의 류현진 도박은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물론 부상이 없었다면 더 뛰었다면 좋았겠지만 적어도 3년 이상 팀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런 류현진은 오는 10일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이끌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한국 팬, 다저스 팬, 그리고 당시 류현진을 스카우트했던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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