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수단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감독 주재 팀 미팅은 생략했다. 대신 사비를 털어 선수단 전원에 시원한 커피를 돌렸다. 그리고 선수들에 일일이 진심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이 감독은 “긴 연승기간 수고가 많았다. 미팅보다는 글로 남기겠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는 kt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우리의 방식대로 일관되게 나아가자.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 좌절하거나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 감독은 “우리는 지금 한국시리즈나 포스트시즌을 하는 게 아닌, 긴 호흡의 마라톤을 진행하고 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하루의 경기 결과는 샤워를 하면서 잊자. 다음 경기만 생각하자”면서 “나는 우리 팀과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글을 맺었다.
kt는 역사적인 9연승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아쉽게 연승이 종료됐다.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정적인 비디오 판독에 승리가 취소됐다. 맥이 빠진 채 결국 연장 10회 장진혁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주저앉았다.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이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심정을 어루만졌다.
사실 언젠가는 끊길 연승이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 감독도 “연승보다는 연패가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연승 이후의 경기 운영을 미리 대비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를 이어 가는 것이 첫 과제였다. kt가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선수단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아이스커피와 문자메시지는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 감독의 주문이 통했을까. 다행히 kt는 연패를 하지 않았다.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두고 위닝시리즈와 함께 원정 3연전을 마무리했다. 상대 선발 서폴드의 구위에 눌려 힘을 쓰지 못했던 kt는 1-3으로 뒤진 9회 3점을 뽑는 강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9회 마지막 위기는 이대은이 스스로 넘어섰다. 이제 5위 NC와 경기차는 1.5경기다.
이 감독은 지금은 승부처가 아니라고 본다. 문자메시지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순위와 관계없이 일희일비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다행히 주장 유한준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 있다. 이기는 맛도 알았고, 6일 패배에서 어느 순간에도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렇게 팀의 역사가 쌓이고, 팀이 강해진다.
올 시즌 kt의 상승세는 이 감독의 리더십과 팀 운영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오랜 기간 코치 생활로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열린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창단 후 최고 성적을 쓰고 있다. 여러 실험을 하는 와중에서도 고집은 부리지 않았다. 그 방향이 아니다 싶으면 감독부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곧바로 수정하는 과감성을 선보였다. 그런 이 감독의 진두지휘 속에 kt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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