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우 전임 롯데 감독(왼쪽)이 이닝 교체 때 이대호를 맞이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최근 롯데 자이언츠 관련 기사를 찾아보다 보면 빠지지 않는 댓글이 한 가지 있다.

"조원우 감독이 명장이란 걸 이제 알게 됐습니다."

전임 사령탑인 조원우 감독은 재임 시절 팬들에게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세운 업적이 다른 판단을 받고 있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된 댓글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이 담기고 있다. 지금의 롯데 자이언츠가 꼭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다.

조원우 감독 시절 롯데는 끈질긴 야구의 대명사였다.

2016년 시즌은 8위로 마무리했지만 2017년 시즌 후반기 대약진을 앞세워 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2017년 시즌에도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 매서운 상승세를 타며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 시즌에는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퉜다. KIA와 마지막 시리즈에서 전승을 거뒀다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는 롯데의 중요한 색깔로 자리 잡았다. 최근 2년 동안 후반기 마지막 스퍼트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원우 감독에 대한 댓글은 그 시절 롯데 야구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 롯데 야구에 대한 실망이 더해져 만들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분명 지난 2년간 롯데 야구는 끈질긴 무언가를 보여 줬다.

하지만 올 시즌의 롯데 야구에선 그 시절의 끈끈한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다. 실책과 주루사, 투수 교체 미스 등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 야구를 반복하고 있다.

9위 한화의 하락세도 만만치 않지만 그 차이를 지우지도 못하는 롯데의 부진은 팬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내고 있다.

전력 차이는 크지 않다. 조원우 감독 시절과 현재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롯데의 전력은 큰 차이가 없다.

조원우 감독도 감독 시절 적지 않은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받고 있는 비판이 그때와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조원우 감독 시절 롯데는 희망이 살아 있는 야구를 했다. 하지만 지금의 롯데 야구는 그 희망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현재 롯데의 야구는 절망적이다. 상대를 기에서 누르지도 못하고 실력에서도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수와 불펜진에서 큰 구멍이 뚫린 탓에 타 팀과 경쟁에서 시작부터 밀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면 그 내용에서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롯데는 여전히 이대호를 중심으로 한 30대 중·후반 선수가 주축이다. 젊은 피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조원우 명장설을 단순한 팬들의 말장난으로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더 끈끈하고 집요한 야구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롯데 팬들의 외면은 그 강도를 더해 갈 것이다. 올스타 투표 선수 하나 배출하지 못한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팬들이 왜 등을 돌리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 중심을 찾지 못한다면 롯데의 암흑기는 지금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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