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전경. 제공|KB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지상파가 일제히 월화드라마를 없앤다. '잠정' 중단이란 전제가 붙었지만 기약이 없다. 적자경영에 시달리던 지상파들이 일제히 월화드라마 폐지 카드를 들고 나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KBS가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KBS측은 "고려사항 중 하나일 뿐, 확정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은 농후하다. 5일 방송하는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이은 '조선로코 녹두전'이 11월 종영한 이후 검토 중인 작품이 없다. 올해 상반기 3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BS는 프로그램 제작 축소, 임금 삭감 카드를 검토 중이다.

지상파의 변화 조짐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2017년과 2018년 점차 늘어나는 적자 폭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MBC가 가장 먼저 나섰다. 이미 메인 뉴스 시간대를 오후 7시30분까지 앞당긴 MBC는 지난 4월 대대적 편성 변경을 결정했다. 9시드라마 시대를 열겠다며 올해 5월부터 월화극과 수목극을을 모두 1시간 이른 오후 9시로 옮긴 데 이어, 월화극을 잠정 폐지했다. 오는 5일 첫 방송을 앞둔 '웰컴2라이프'가 현재 편성이 확정된 MBC의 마지막 월화드라마다. 이후 월화드라마를 방송하지 않을 예정이다.

SBS는 지난 6월25일 종영한 '초면에 사랑합니다' 이후 이미 10시 예능 체제에 돌입했다. 그간 오후 11시 방송되던 '동상이몽', '불타는 청춘' 등을 앞당겨 방송하며 10시 예능을 실험해 왔던 SBS는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등을 앞새운 새 월화예능 '리틀 포레스트' 정규 방송을 오는 12일부터 시작한다. 월화드라마를 월화예능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셈이다.

"지상파의 틀을 깬다",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따랐다"는 이유 등을 앞세웠지만, 늘어나는 제작비에 비례해 수익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게 월화드라마가 먼저 '정리' 대상이 된 주요한 이유가 됐다. 더이상 TV앞에 앉아 정해진 시간 TV를 보지 않는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 TV 이외의 매체와 콘텐츠를 찾아 나선 광고계 등도 영향을 미쳤다. 막강한 고정 시청층을 보유한 KBS1 '가요무대' 때문일까, 수목극에 비해 월화극 히트작이 나오기 힘들었던 오랜 경험도 무시할 순 없다. "월화드라마의 순서가 됐을 뿐"이란 토로도 나온다. 수익 모델이 불분명했던 일일극, 아침극은 이미 조용히 줄어가고 있다. 

MBC의 경우 '근로감독과 조장풍'은 물론 오후 9시로 시간대를 옮겨 첫 방송한 '검법남녀2' 등 월화드라마들이 연달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음에도 기대한 수익을 얻지 못했다. 비교적 높은 시청률이 광고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능희 MBC기획조정본부장은 1일 비상경영 돌입에 앞서 "드라마 같은 경우 시청률 1등을 해도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최대 고민"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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