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이 5일 오후 열린 '의사 요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SB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배우 지성이 눈물로 '의사 요한'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5일 오후 서울 마곡동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극본 김지운, 연출 조수원)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와 차요한 캐릭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의사 요한'은 미스터리한 통증의 원인을 찾아가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 지난달 19일 첫 방송한 '의사 요한'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지성, 이세영, 이규형 등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체감 시청률은 더욱 높다. 의학드라마지만 인간 냄새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이 상승세의 힘이다. 

▲ '의사 요한' 조수원 PD. ⓒ한희재 기자

조수원 감독은 "반등을 위한 무리수는 두지 않으려고 한다. 두 인물이 서로 상처에 대해 공감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시면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 같다"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처럼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지성은 "사람 마음인지라 결과가 숫자로 나오면 듣고 보지 않을 수 없겠지만 만드는 입장에서 무언가에 매이는 순간 원래의 마음을 잃을 수밖에 없다. 욕심이 생기니까 욕심을 버리려 한다. 해왔던대로 한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하려는 이야기 꿋꿋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고, 이세영 역시 "오르면 물론 좋겠지만, 저는 그저 제 몫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의사 요한'은 의료 현장의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존엄사를 정면으로 다루는 드라마로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8년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 이른바 '존엄사법'이 시행되면서 존엄사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 '의사 요한'에서 차요한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지성. ⓒ한희재 기자

조수원 PD는 "저희 드라마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가 연출자로서 가장 큰 고민이다. 그 고민 안에서 조율하는 것 같다. 존엄사 얘기를 하고 있지만, 저부터도 이게 좋고 나쁜 거라고 내세우기에는 많이 어리고 인간적으로 성숙하지도 않다. 마지막까지 잘 지켜보려고 배우들과도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요한 역을 맡은 지성은 "아버지가 약 1년 반 전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으셨는데 수술하고 나서 계속 심정지가 왔다. 식사하시다가도 쓰러지시고, 운동하시다가도 쓰러지셨다. 보호자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고 병원에 가면 중환자실에 있는 아버지가 불쌍했다. 원인을 찾을 수가 없고, 현대 약으로는 무엇으로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저희를 불러서 이대로 살 건지, 혹은 심장이식수술을 받을 건지 물어보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아버지에게 물어봤더니 '아들이 하라는 대로 할게' 하시더라. 아들로서 뭔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 힘들었지만, 심장이식수술을 결정했다. 수술하시기 직전에 사망률이 워낙 높은 수술이라 뜬눈으로 보내드리는 기분이었다. 다음 생에는 더 잘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인사를 했다"고 눈물을 터뜨렸다. 

지성은 "지금은 슈퍼맨이 돼서 나와서 살고 계신다. 물론 몸이 편치는 않으시지만 자식, 손자 더 오래 볼 수 있지 않나. 사람이 그 상황이 돼봐야 더 알게 되더라. 그래서 더 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가 수술에 들어가기 며칠 전에 태어난 첫째가 엄마랑 손 붙잡고 아버지 손을 붙잡고 가는데 제게는 그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배우로서 여러분들 앞에서 말할 수 있고, 이런 배역 맡아서 감히 연기할 수 있고, 가족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다. 그 가치를 드라마와 차요한에 대입시키고 싶다. 쉽지만은 않다"고 차요한을 진정성 있게 연기하고 싶은 이유를 강조했다.

▲ '의사 요한' 포스터. 제공| SBS

또한 지성은 '의사 요한'이 존엄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속내를 전했다.

지성은 "우리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죽음에 덜 준비됐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대만만 봐도 호스피스 병동이 잘 돼 있고,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한테도 죽음을 긍정적으로 잘 가르치더라"며 "(의사 요한을 통해) 저한테도 교육이 될 것 같고, 저도 아이들한테 올바른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성은 "모두에게 정해진 건 딱 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 아닌가. 그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문제인데, 그 문제에서 저희는 생명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지금 시대에 맞게끔 우리가 돌아보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