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가수 박경의 '사재기 의혹'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낳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박경이 자신의 음원 성적을 미흡하게 여겨 경솔하게 표현했다고 지적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사재기 의혹' 발언이 와닿는다며 응원하고 있다.
박경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게재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박경은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고, 이름이 언급된 가수들이 즉각 반발하며 양측의 갈등이 커졌다. 결국 박경은 해당 논란에 예정돼 있던 팬사인회 일정까지 연기했다.
특히 바이브 윤민수는 박경의 '사재기 실명 저격'에 직접적으로 '재반격'했다. 윤민수는 25일 바이브의 앨범 재킷 사진들과 함께 "바이브는 사재기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게시했다. 앞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데 이어 재차 결백을 강조한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윤민수를 비롯한 이번 논란에 휘말린 가수들 입장에 동감했다. 박경의 '사재기 의혹' 발언이 사실관계를 증명하 수 있는 근거도 무분별한데, '실명'까지 거론해 조심성 없이 가벼웠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 그러면서, 박경이 자신의 음원 성적이 좋지 않아,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렸다며 지적하고 있다. 박경의 '자격지심'이라는 셈. 또한 그가 저격한 가수들의 인정받은 음원 성적 역시 빛을 잃게 돼, 해당 가수들 가창력과 음원 제작자들의 노고도 보잘 것 없게 돼버렸다고 박경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경 측은 실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명예훼손 의도는 없었고, 대중 만 아니라 관계자들조차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음원차트의 흐름을 짚은 발언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박경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는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라며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렸다면 너른 양해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가요계 전반에 퍼진 루머에 근거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발언한 것으로 단순히 생각하면 아티스트 개인의 생각을 본인의 SNS에 올린 것뿐이지만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여 당사자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논란 속에 박경은 25일 MBC 라디오 FM4U '꿈꾸는 라디오' 생방송 진행에 나섰다. 차분하게 마이크를 잡은 박경은 "주말 동안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오늘은 '꿈꾸라'의 DJ로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논란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단순 음원차트 흐름에 대한 지적이었다는 박경 측의 해명은 또 다른 '자격지심'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경의 '사재기 의혹' 발언에 이미 공감한 누리꾼들은 그의 해명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박경의 솔로곡 '자격지심'을 스트리밍하는 등 응원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음원은 지난 2016년 발표된 박경의 솔로곡. 가사는 "혹시나 해서 말인데/ 오해할까 걱정인데/ 이거 절대 자격지심 아냐 아냐"라는 연인간 귀여운 사랑 다툼을 담고 있다. 이러한 박경의 '자격지심'은 해당 논란이 퍼진 25일 저녁 시간부터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00위로 등장한 '자격지심'은 차트가 멈추는 심야엔 10위권 이내 진입에 성공, 오전 1시에는 박경이 저격한 바이브 '이 번호로 전화해줘'가 5위, 박경 '자격지심'이 6위로 바짝 쫓아 올라왔다.
새벽 시간대는 이른바 '차트 프리징 시간대'로 이용자가 현저히 낮아, 박경을 응원하는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스트리밍하면 상위권 진입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런데 비교적 음원사이트 이용자가 많은 오후 시간대도 박경 '자격지심'은 여전히 순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박경처럼 평소 음원사이트 성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이들은 이른바 '스밍 리스트'를 짜서, '스밍 총공' 노동을 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리스트에는 박경 '자격지심'을 비롯, 음원 사재기 의혹을 한 딘딘의 '폴린 다운', 블락비 '했어 안 했어' 등이 포함돼있다.
박경의 사재기 의혹이 누군가에게는 '자격지심'으로 비쳤고, 누군가에게는 '자격지심'으로 응원의 메시지가 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다수 누리꾼들은 박경이든, 박경이 거론한 가수들이든, 혹은 또 다른 어떤 가수든, 이제는 음원 사이트 순위에서 더이상 '자격지심' 느끼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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