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문제였지만, 해명하면 할수록 논란 크기만 더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거주 중인 가수 가희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코로나19 불감증’ 논란 관련 몇 차례 해명을 했다가 연이틀 이슈의 중심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최초 해명글에서 “저를 뭔가 정신머리 없는 사람으로 만드셨던데”라고 반문하던 가희는 결국 “제가 정신을 못 차려서”, “정신 오락가락한다”고 했다. 그가 발리에서 때아닌 정신을 제대로 차리게 된 셈. 그야말로 ‘발리에서 생긴 정신’이다.
가희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 기사에 아이랑 같이 있는 사진을 쓰는 건. 하아.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미치겠다. 정말”이라며 답답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 같은 가희의 ‘코로나19 불감증’ 논란 관련 심경글은 이번이 네 번째. 해당글에 안무가 배윤정은 “진짜 왜들 그러지. 다들 이상해져 가는 듯”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앞서 가희는 지난 19일 아이들과 바다를 방문한 근황을 전했다가 ‘코로나19 불감증’ 논란으로 불거졌다. 당시 그가 “한동안 아프고 코로나도 문제고 한동안 자가격리하다가 아이들을 위해서 용기 내서 바다에 왔다”며 전한 것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한동안 아팠다는 가희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야외활동을 강행했다며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격화된 만큼, 감염 우려를 고려해 야외 활동은 경계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비난이 빗발치자, 가희는 23일 심경을 전했다. "이 시국에 무슨 바다냐고 애들 핑계 댄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저를 뭔가 정신머리 없는 사람으로 만드셨던데"라며 "남편이 피드를 지우라 하여 한숨을 내쉬며 지웠다”는 가희는 “모두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곳을 찾아 잠시라도 바깥바람을 쐬며 아이들이 웃고 즐겁게 놀 수 있길 바라며 산다. 저도 그렇다. 여긴 발리다. 집 앞 놀이터가 바다고 공원이 곧 바다고 산이 곧 바다인 곳”이라며 “한국에서 ‘잠시 용기 내서 아이들과 집 앞 공원에 왔어요.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네요’라고 했어도 ‘이 시국에 무슨 공원이냐’는 소리를 들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희는 “신기하게도 기침과 콧물이 아직 조금 남아있던 아이들은 그날 이후 콧물과 기침이 완전히 떨어졌다”며 ”햇빛을 받고 모래를 만지며 노니 아이들 감기도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자연의 힘을 다시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발리를 거주지를 옮긴 것 역시 미세먼지 없는 환경 때문이라고 전했던바.
그러면서 가희는 한국행을 결정했다고도 알렸다. 그는 “저희는 곧 한국으로 잠시 돌아간다. 이곳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고 검사도 어렵고 만약 아프게 된다면 출국도 못 하고 모든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결정했다”며 “한국에 대한 존경심도 많이 커진 요즘 그저 한국을 신뢰함으로 당분간 돌아간다”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희의 글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가희가 ‘코로나19 불감증’을 지적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 분위기. 가희가 아이들을 뛰어놀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라면서 오히려 ‘자연의 힘’으로 아이들 감기도 치유했다고 전한 것을 자신의 부주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자연의 힘’이라고 강조한 가희가 귀국 소식도 전해, 일부 누리꾼들은 싸늘한 시선을 덩달아 쏟아냈다. 지난해 미세먼지, 아이들 환경 등을 이유로 발리로 떠난 가희가 코로나19 확산세가 비교적 주춤하고, 관련 대응이 빠른 국내 상황에 한국행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가희가 아이들을 위해서 거주지를 발리로 옮길 만큼 여유 있게 생활한 것에 부럽기도 했지만,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전해진 그의 발리 근황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그랬던 가희가 “코로나19로 여기도 점점 위험하다”며 귀국한다고 전하니 아무래도 좋은 소리 나오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가희는 비교적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인, 2월 말 당시만 해도 한국을 걱정했던 터. 당시는 국내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등 확진 사례도 급속히 늘어나면서, 한국에 대한 전 세계적인 시선이 ‘위험’ ‘우려’ 이미지가 강했던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달만해도 귀국 언급 없던 가희가 정부의 빠른 대응과 전 국민이 동참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국내 코로나19가 안심 단계까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확산세가 주춤하니, 이제야 한국행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희 역시 아이 둘 엄마로서 어려운 상황에 한국행 결정한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아이들 환경을 위해 발리로 떠났던 가희였기에, 필요에 따라 한국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만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가희가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인 만큼, 귀국 역시 가희의 자유지만 굳이 ‘코로나19 불감증’ 논란으로 뭇매 맞는 상황에서 한국행을 알릴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말했다.
더군다나 국내도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에 민감하고, 일부 자영업자들은 생계에 위협받을 정도로 힘든 시국에 가희가 ’코로나19 불감증’ 논란에 반성보다는 오히려 자기변명을 섞은 귀국행 소식을 전해, 더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이러한 취지를 담은 한 누리꾼 댓글에 가희는 “아, 그럼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곳에 그냥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남아 있어야 하는 건가. 오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라고 답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러한 질타에 가희는 해당글을 삭제하고 자신의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다시 공개로 변경했다. 그는 “제가 정신을 못 차려서 잠시 비공개로 돌렸다. 정신 좀 차려야 할 것 같아서”라며 “저의 어리석은 글 용서해달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 죄송하다. 제가 이렇게 어리석고 모자라고 부족하다”고 심경을 털어놓는 가 하면, “나는 왜 병X 짓을 반복하는가.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며 메모장에 쓴 글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희의 심경이 담긴 글 모두 삭제됐다.
가희의 사과글이 비속어 사용 등으로 때아닌 진정성 논란으로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한 가희의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 글에 배우 정가은이 “아 진짜 열 받네, 가희야. 그렇지 않아. 세상 진짜”라고 댓글을 남겨, 몇몇 누리꾼들은 심리적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N번방 사건’ 등 세상이 흉흉한 가운데, 가희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지나친 뭇매를 맞고 있다며 안쓰러워하고 있다. 가희가 귀국 후에는, 해외에서 온 만큼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키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며 가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그러면서도 가희가 경솔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모양새.
시국이 시국인 터, 가희의 계속되는 해명글이 오히려 논란을 더 뜨겁게 만든다며 ‘자업자득’ 비난도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이처럼 가희에게 질타를 보낸 이들도, 힘을 실어주고 있는 이들도 가희에게 분위기를 읽는 눈치와 SNS 자중에 대한 목소리를 점점 더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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