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 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 안산, 유현태 인턴 기자] "굿이라도 해야 할까 봐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외국인 선수 마르코 보이치를 대체할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적도 챔피언을 차지했던 지난 2년과 딴판이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3승 6패 승점 8점으로 6위에 머물러 있다.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외국인 선수 로버트 랜디 시몬이 떠난 이후 '외국인 선수 잔혹사'가 시작됐다.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쿠바 대표 출신 롤란도 세페다가 지난 7월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리그 대회에 참가했다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 OK저축은행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세페다와 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대체 선수로 마르코 보이치를 영입했지만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김 감독과 의견 차이를 보이며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르코는 지난 1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발목을 크게 다쳤다. 김 감독은 "정밀 검사 결과 8주 정도 회복해야 한다. 사실상 이번 시즌은 끝났다고 본다"고 밝혔다. 

KOVO 규정에 따르면 대체 요원은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수들 가운데 찾아야 한다. 김 감독은 "유럽에서도 시즌 개막에 맞춰 팀 구성을 끝낸 뒤라 선수를 찾기 어렵다. 2부 리그까지 찾아봤지만 선수를 구할 수가 없었다. 계약이 안 된 선수들은 아무래도 실력이 떨어지고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굳이 많은 돈을 쓰면서 영입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체 선수 연봉은 기존 선수 잔여 연봉의 150%까지 지급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국내 선수만으로 버텨야 한다. 김 감독은 "최악의 경우엔 국내 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려야겠지만, 최악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여전히 석진욱 코치가 유럽에 머무르며 최선을 다해 선수를 찾고 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송명근과 강영준, 박원빈 등 국내 공격수들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외국인 선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 감독은 "부상은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해결책을 찾고 있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각자 해야 할 몫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프로답게 상황을 탓하지 않고 경기력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OK저축은행은 18일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2(24-26, 25-20, 17-25, 25-23, 15-11)로 역전승하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 올 시즌 홈에서 챙긴 첫 승리라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잘 버텨 줘서 고맙다고. 저희는 한 방으로 끝낼 선수가 없다. 최대한 정교하게 풀어 가는 게 답인 거 같다"며 지금 분위기를 살려 잘 버텨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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