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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겸의 문득, 이 노래⑦]비극이 시를 만나 '사랑으로' 승화했다

작성일: 2026.09.23 11:35 김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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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 ※일상 속에서 어떤 이유로 문득 떠오르는 노래들. 그 노래들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 벅스뮤직 홈페이지 캡처
▲ 벅스뮤직 홈페이지 캡처

<7>해바라기 '사랑으로'

퇴근길 늘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해바라기가 출연했다. 한국 포크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해바라기. ‘내 마음의 보석상자’로 시작한 이들의 이날 라이브는 ‘어서 말을 해’ ‘행복을 주는 사람’을 지나 ‘사랑으로’로 끝났다.

'사랑으로'는 들을 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노래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사람들이 다 비슷한 마음이 드는덴 이유가 있다. ‘사랑으로’는 ‘서로 사랑하자’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다. 깊은 사연이 담겨 있기에, 노래의 '진정성'을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다.

해바라기 이주호는 1989년 2월, 신문을 읽다가 사회면 작은 기사 하나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초등학생 네 자매가 가족들 가난을 덜어주겠다며 극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기사였다. 중학교 진학을 앞뒀던 맏딸은 달력을 뜯어 뒷장에 “사랑하는 엄마, 아빠, 이젠 학비 걱정 마세요. 동생들아 미안해”라고 유서를 썼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여전히 찬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큰 충격을 받은 이주호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생각으로 몇 분만에 노랫말을 썼다. 1986년 멜로디를 만들어놓고도 가사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던 ‘사랑으로’는 이렇게 탄생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이 다시 떠오르네/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여섯 살 막내딸은 사망하고, 세 딸은 건강을 회복했다. 3살 막내아들은 화를 피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고 각계 온정이 답지했다. 그리고 4개월이 채 안돼 ‘사랑으로’가 세상에 나왔다. 노랫말 중 ‘솔잎 하나 떨어지면’은 세상을 떠난 막내딸을 의미 하리라.

‘사랑으로’는 발표 직후 대학축제, 캠프, 수련회 등 각종 행사, 심지어 정치적 집회에서도 불렸다.당시 '네 자매 사건'으로 만들어진 노래라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디서나 인류애는 존재했던 까닭인지, '사랑으로'는 어디에나 어울리는 노래였다. 어렵지 않은 음율에 노랫말도 쉽게 외워지는 '사랑으로'는 자연스럽게 대동단결의 노래가 됐다.

이주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 중 ‘사랑으로’를 1순위로 꼽았다. "'사랑으로'는 여태껏 만든 음악의 방향입니다. 사랑의 열매 역할을 하죠. 음악과 시, 영혼에서 나오는 열매 중 순수하고 영향력이 있는 열매.”

추석이 다가온다. 명절은 가족애를 생각하는 날이다. '사랑으로'가 더 새롭게 들린다. 갈등과 분열에 휩싸인 곳에 '사랑으로'가 진하게 울려 퍼진다면, 우리 사회에 비극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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