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金' 꿈꿨는데 장비가 말썽이었다…안향식 16강 충격 탈락→버추얼 태권도 초대 챔피언 꿈 1경기 만에 좌절, 오후엔 '현실 매트' 출격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가상'에서 꿈꾼 첫 번째 금메달은 놓쳤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몇 시간 뒤에는 '현실'에서 다시 금메달을 노린다.
버추얼 태권도와 겨루기 두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정상에 도전한 안향식(용인대)이 첫 관문에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초대 버추얼 태권도 챔피언 꿈은 1경기 만에 사라졌지만 이날 오후 자신의 주 종목인 겨루기 남자 58㎏급에서 재차 메달 사냥에 나선다.
안향식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버추얼 태권도 혼성 개인전 16강에서 쩌우응옥뚜옛상(베트남)에게 1-2로 석패했다.
아쉬움이 짙게 남는 경기였다.
경기 내내 장비가 말썽을 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초 오전 9시 10분 시작해 약 10분간 진행될 예정이던 경기는 장비 문제 탓에 10분 늦은 9시 20분에야 출발했다.
실제 경기가 끝난 시각은 오전 9시 33분이었다.
1라운드부터 흐름이 매끄럽지 않았다.
안향식은 시작과 동시에 상대 머리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버추얼 태권도에서는 몸통보다 머리를 공격할 때 상대 체력 게이지를 더 크게 깎을 수 있다.
경량급 특유의 빠른 발을 살려 초반부터 승부를 걸었다.
하나 종료 18초를 남기고 장비 문제로 경기가 중단됐다.
흐름이 한 차례 끊겼고 재개 이후에는 안향식의 체력 게이지가 절반 아래까지 떨어졌다. 결국 상대의 오른발 돌려차기를 허용하면서 첫 라운드를 내줬다.
안향식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장비 점검으로 다시 약 3분을 기다린 뒤 시작한 2라운드에서 반격했다. 연속 측면 공격으로 상대 체력을 깎은 뒤 날카로운 내려차기까지 적중시켜 상대 게이지를 절반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결정타는 종료 20초 전 나왔다.
안향식이 상대 아바타를 약 3초간 움직일 수 없는 '스턴' 상태에 빠뜨렸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 공격을 꽂아 넣어 2라운드를 가져왔다.
1-1.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3라운드 초반 머리 공격을 연이어 허용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안향식도 끝까지 발을 뻗으며 반격했지만 벌어진 체력 차를 뒤집지 못했다.
쩌우응옥뚜옛상은 최대 체력의 40%에 해당하는 400HP(Health Points·체력 수치)를 남겼다. 반면 안향식의 게이지는 모두 소진됐다.
그 순간 안향식의 '초대 챔피언' 도전도 멈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향식에게 상당한 관심이 쏠렸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 태권도 역사상 누구도 걷지 않은 길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안향식은 지난 6월 버추얼 태권도와 겨루기 남자 58㎏급 국가대표로 잇달아 선발됐다.
이번 대회에서 두 종목을 모두 제패하면 한국 태권도 선수 최초로 단일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를 수 있었다.
더욱이 버추얼 태권도는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됐다.
안향식이 금메달을 따냈다면 '초대 아시안게임 버추얼 태권도 챔피언'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대회를 앞둔 각오도 당찼다.
지난달 안향식은 연합뉴스를 통해 "버추얼 태권도와 겨루기를 동시에 우승해 일본에서 애국가가 두 차례 울려 퍼지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두 종목을 동시에 준비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버추얼 태권도는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동작 추적 장치를 착용하고 신체 접촉 없이 가상 경기장에서 겨루는 종목이다.
라운드당 최대 60초, 3전 2승제로 진행된다. 상대 체력 게이지를 먼저 모두 소진시키거나 제한 시간이 끝났을 때 더 많은 체력을 남긴 선수가 승리한다.
현실 겨루기와 경기 호흡부터 다르다.
안향식은 "겨루기는 2분인데 버추얼 태권도는 1분이어서 그 안에 막 쏟아부어야 한다"며 "몸통보다 얼굴을 맞힐 때 점수를 더 주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도 크다. 햄스트링도 많이 당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성별과 체급 구분도 없다.
때문에 빠른 발을 지닌 경량급 안향식에겐 오히려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재현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 역시 대회 전 "싱가포르 선수들이 워낙 잘하지만 새 경기 방식에는 스텝과 방어 동작이 추가돼 겨루기 선수인 안향식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향식도 이를 위해 오전에는 버추얼 태권도, 오후와 야간엔 겨루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하나 첫 번째 꿈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그렇다고 안향식의 아시안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숨 돌릴 틈조차 없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재차 매트 위에 선다.
이번에는 헤드셋도, 아바타도 없다.
자신이 오랫동안 땀 흘려온 '현실의 매트'다.
안향식은 겨루기 남자 58㎏급에 출전해 두 번째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한국 태권도에도 중요한 승부다.
한국은 태권도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6년 서울 대회부터 태권도가 열린 역대 9차례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기록을 완성한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태권도가 수확한 금메달만 63개다.
이번 대회에는 겨루기 8개와 품새 2개, 버추얼 태권도 1개 등 총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겨루기에서 2~3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잡았다. 파리 올림픽 챔피언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춘천 코리아오픈, 무주 그랑프리를 잇달아 제패한 문진호(한국체대)가 대표적인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리고 그 금빛 경쟁 한복판에 안향식도 있다.
오전에는 아바타를 움직였다.
오후에는 자신의 두 발로 직접 매트에 선다.
한국 태권도 사상 첫 '가상+현실' 아시안게임 2관왕이란 거대한 꿈은 사라졌지만 금메달 하나는 아직 남아 있다.
관련 추천 기사
스포츠 일반 관련 기사
-
'항저우 결승 0명' 악몽 지울 수 있을까…韓 레슬링 김관욱, 자유형 125kg급 16강에서 쓴잔
2026-10-02
-
[속보] '대충격' 한국 양궁 또 金사냥 실패! 추락의 추락 '7연속 金' 여자 리커브, 8연패 실패...인도에 3-5 충격패
2026-10-02
-
'취재가 시작되자' 조직위 또 말 바꿨다…"자원봉사자 폐막식 초대합니다"→"확정 아닙니다"→"초대하겠습니다"
2026-10-02
-
'최소 銀 확보!' 한국 여자 리커브 단체전, 8연패 향한 활시위 당겼다...4강서 인도네시아 6-0 격파
2026-10-02
-
'4번의 아시안게임 도전' 첫 출전→韓 양궁 새 역사 썼는데..."굉장히 송구스럽다" 김종호가 환하게 웃지 못한 이유는?
2026-10-02
-
"선수에게 물건 던지시면 안 됩니다" 21살 테니스 스타 '품격' 화제…그러나 코트에선 AG 金+LA 직행 좌절
2026-10-02
추천 콘텐츠
-
'항저우 결승 0명' 악몽 지울 수 있을까…韓 레슬링 김관욱, 자유형 125kg급 16강에서 쓴잔
2026-10-02
-
호날두, ‘초유의 대회 도중 대표팀 하차→전격 불명예 은퇴 가능성’ 포르투갈은 펄펄 날았다…덴마크에 4-2 완승 ‘네이션스리그 3연승’
2026-10-02
-
'120만 관중 돌파' SSG, 홈 최종전서 레드데이 이벤트 실시…김민준 부모님 시구
2026-10-02
-
'최소 銀 확보!' 한국 여자 리커브 단체전, 8연패 향한 활시위 당겼다...4강서 인도네시아 6-0 격파
2026-10-02
-
제주이음스포츠클럽, ‘테니스 놀이터’ 연다…대한체육회 체험프로그램 공모 선정
2026-10-02
-
"선수에게 물건 던지시면 안 됩니다" 21살 테니스 스타 '품격' 화제…그러나 코트에선 AG 金+LA 직행 좌절
2026-10-02
많이 본 기사
-
정말 선수 맞아? 실력만큼 외모도 뜨겁다 "눈을 둘 데가 없다, 정말 환상적"…日서 외모-성공 관계까지 갑론을박
2026-09-05
-
이럴 수가! 안세영을 이겼는데도 우승 없었다…"정말 성공했나" 중국, '올림픽 금메달' 천위페이에 냉정하다 '세계선수권 무관 탓'
2026-08-30
-
'홍명보가 남긴 아쉬움' 손흥민 끝내 작심 발언 "대한민국,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어"
2026-09-04
-
"유니폼 살짝 비치는 데 마음에 든다", "꽉 끼네" 유명 인플루언서, 사이클 3대 그랜드 투어 대회서 외설적 질문→활동 제한 조치
2026-08-31
-
한국 0-1 중국, 한국 0-2 중국…"이 세대는 한국을 지배한다,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아" 이민성호 만나는 中 달라진 출사표
2026-09-28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