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울분의 160㎞ 쐈다… 지구상 최고 투수, 2420억 위용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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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범경기 시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제이콥 디그롬(35‧텍사스)의 옆구리 부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텍사스 팬들은 낙담했다. 반대로 다른 팀 팬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디그롬의 몸에 대한 선입견이 강력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구상 최고 투수라는 호평을 받지만 정작 부상 탓에 그 위용을 잘 드러내지 못한 디그롬이다. 2020년에는 12경기, 2021년에는 15경기, 그리고 지난해에는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최근 2년간 투구 이닝은 156⅓이닝에 불과했다.
이 기간 1.90이라는 뛰어난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디그롬에게 5년 총액 1억8500만 달러(약 2420억 원)의 계약을 제시한 텍사스가 도박을 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실제 디그롬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알 법한 친정팀 뉴욕 메츠는 연 평균 금액을 올리더라도 3년 이상의 계약을 주길 꺼렸다.
그러나 디그롬은 디그롬이다. 건강할 때는 여전히 최고 투수다. 20일(한국시간) 시애틀과 시범경기에서도 이를 증명했다.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출전한 시애틀을 상대로 3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옆구리 부상으로 그간 출전하지 못한 울분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3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중 무려 28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자신의 컨디션과 구종을 점검했다는 것을 시사했다.
구속도 여전했다. 불펜에서 이미 시속 100마일(161㎞)에 가까운 공을 던진 디그롬은 이날 대체적으로 97~99마일(156~159㎞) 수준의 구속을 유지했고, 최고는 100마일도 나왔다. 3회 마지막 타자인 제러드 켈닉 타석에서는 2B에서 연속 네 개의 패스트볼이 99마일을 찍기도 했다. 디그롬은 결국 켈닉을 루킹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새 경기장과 함께 리빌딩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릴 채비를 한 텍사스는 디그롬의 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강하기만 하면 S급 성적을 찍어줄 수 있는 투수라는 건 이미 증명이 됐다. 디그롬이 로테이션을 이끌어주고, 올해 공을 들여 영입한 선발투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한다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강 로테이션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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