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도 안타까워했던 임기영 불운, 하지만 선수는 책임감 활활… 로열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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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하필 FA를 앞두고…”
2023년 임기영(31·KIA)은 헌신의 아이콘이었다. 2017년 이후 KIA 선발진의 한축으로 자리하며 쏠쏠한 활약을 한 임기영은 2023년 더 이상 선발로 뛰지 못했다. 어린 5선발 자원들이 지속적으로 튀어 나왔고, 경쟁 끝에 KIA의 선택은 좌완 루키 윤영철로 낙점됐다. 임기영은 선발 자리를 잃고 불펜으로 이동해야 했다. 프리에이전트(FA)까지 남은 기간은 2년. 어쩌면 선수로서는 가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보직을 결정적인 순간 내려놓은 셈이다.
그런 임기영은 2023년 불펜에서 대단한 활약을 했다. 선발 자리를 내준 것에 대해 낙담하고, 상심할 법도 했지만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어느 보직에서든 팀에 도움이 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 다짐은 말만 앞선 게 아니었다. 2023년 시즌 64경기에서 무려 82이닝을 던지며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대활약으로 KIA 불펜을 지탱했다. “너무 많이 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임기영은 항상 “괜찮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정작 FA 시즌이었던 2024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이 겹쳐 시즌 초반 출발이 더졌다. 복귀 이후에도 2023년만한 경기력을 찾지 못했다. 팀 사정에 따라 보직을 여러 가지 수행하는 등 헌신했지만, 개인적인 성적으로는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오랜 기간 임기영을 옆에서 봐온 구단 관계자들이 더 안타까워 할 정도였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되는 협상은 없었다. 어쨌든 냉정하게 가치를 평가해야 했고, 임기영 FA 시장도 더디게 흘러갔다.
그런 임기영과 KIA는 21일 FA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3년 총액 15억 원의 조건이다. 12억 원은 보장 금액, 3억 원은 인센티브다. 평행선을 마주보던 시기도 있었으나 막판에는 서로가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조상우 트레이드를 마친 심재학 KIA 단장은 임기영의 FA 계약에 영향이 없다면서 속도를 붙여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결국 KIA의 조건에 임기영이 최종적으로 사인하면서 해를 넘기기 전 FA 계약을 마무리했다.
임기영은 계약을 마친 뒤 구단을 통해 “무엇보다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KIA가 가장 첫 번째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보상 선수로 이적해 자신의 경력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준 팀이 바로 KIA다. 정도 많이 들었고, 이 팀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임기영은 이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고, 열정적인 KIA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올 시즌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팀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기영은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서도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기영은 SNS에 “내년에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올해 부진이 마음에 계속 걸렸던 셈이다. 예상보다 작은 규모의 계약에 허탈할 법도 했지만, 임기영은 계속해서 진심을 전하며 향후 더 좋은 모습을 약속하고 있었다.
KIA는 임기영의 ‘로열티’를 자주 언급했다. 심재학 단장 또한 조상우 트레이드 직후 “조금 더 추진력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생각이다. 결론을 좁혀가는 과정은 조금 필요할 것 같지만, 잡으려는 노력을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 임기영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상우 영입과는 별개라고도 했다. 그렇게 KIA가 임기영에 더 많이 신경을 쓴 건 구단에 헌신적인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 단장은 “FA가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도 하지만 임기영 같은 경우는 꾸준하게 팀에 로열티를 보여준 선수”라고 단언했다. 물론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 로열티를 일정 부분 보상하는 것도 다른 동료들이 볼 때 하나의 이정표가 되곤 한다. 임기영도 KIA를 떠날 생각이 없었기에 해를 넘기지 않고 계약서에 사인하며 홀가분하게 2025년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올해 부진했다고는 해도 임기영의 가치는 KIA 마운드에서 ‘최후 보루’와 같은 느낌을 준다.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고, 2024년에는 팀 선발진에 펑크가 나자 임시 선발로도 첫 머리에 뽑혔다. 올해 부진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팀 마운드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선수다. 현장에서 가장 좋아할 법한 유형의 선수이기도 하다. 올해 논란이었던 ABS존이 내년에는 살짝 하향되는 것으로 확정된 만큼 옆구리 유형의 투수인 임기영도 조금은 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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