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존심 산산조각! 신유빈-임종훈, 왕중왕전서 '철옹성' 파괴…혼복 1위+개인 1위 대반전 연파→"쑨잉사 부상 불운, 창설 5년 만에 韓에 금메달" 중국 매체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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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끝내 해냈다.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철성(鐵城)이 무너졌다.
한국 탁구 '황금 콤비'가 지난해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다시 한 번 자국 탁구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연출했다.
신유빈(대한항공)-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만리장성 듀오'를 잇달아 격파하고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우승은커녕 단 한 차례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무대에서 사상 첫 결승행과 금메달을 연이어 거머쥐는 역사적인 쾌거를 쏘아 올렸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13일 홍콩에서 열린 WTT 파이널스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3-0(11-9 11-8 11-6)으로 완파했다.
WTT 파이널스는 위상이 남다른 대회다.
WTT 시리즈 그랜드 스매시와 챔피언스, 컨텐더 성적을 종합해 랭킹 포인트 상위 선수만 초청받는 왕중왕전이다.
남녀 단식은 세계 정상급 16명만 참가하고 혼합복식은 단 8개 조만 출전할 수 있다.
이런 무대에서 탁구 최강국 중국이 자랑하는 혼복 세계 1위 조와 남녀 1위 랭커가 합을 맞춘 듀오를 상대로 거둔 연승은 ‘사건’에 가까웠다.
대회 준결승부터 서광을 비쳤다.
올해 WTT 시리즈 최상위급인 그랜드 스매시 3관왕에 빛나는 혼복 세계 1위 린스둥-콰이만 조를 3-1로 일축하는 이변을 완성했다.
남녀 단식 세계 1위가 호흡한 왕추친-쑨잉사와의 파이널 매치서도 거침이 없었다.
왕추친-쑨잉사는 임종훈-신유빈에게 늘 벽이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거푸 고개를 숙였다.
맞대결 전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6전 전패였다.
하나 이날은 달랐다. 1게임 초반 1-4로 끌려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3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되찾았고 9-9 접전 국면에서 쑨잉사 범실을 유도해 11-9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은 더 수월했다.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7-1로 앞선 상황에서 왕추친-쑨잉사가 맹렬히 추격했다.
9-6으로 쫓기는 흐름에서 한국 벤치는 타임아웃으로 한 차례 흐름을 끊었다.
타임아웃은 묘수였다. 이후 임종훈-신유빈은 분위기를 회복해 11-8로 2게임을 마무리했다.
우승으로 가는 7부 능선을 넘었다.
3게임 역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4로 끌려가다 6-5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중국이 타임아웃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다만 소용이 적었다.
10-6 매치 포인트 형국에서 왕추친 대각 공격이 테이블을 벗어났다. 한국의 대망의 파이널스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신유빈은 불과 열흘 전 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승 상대였던 쑨잉사 또한 제 컨디션은 아니었다. 직전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발목을 다쳐 5세트 도중 기권을 결정했다.
100% 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혼복 결승에 임했다.
중국 매체 'shobserver'에 따르면 쑨잉사는 혼복 결승을 앞두고 "혼합복식에 대한 이해나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느낀다. 나와 왕추친은 8년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경기 중에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안다"며 "오늘 밤 결승에선 둘 다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다짐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shobserver 역시 "부상 앞에선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임종훈-신유빈 조에게 끝내 WTT 파이널스 창설 5년 만에 첫 혼합복식 금메달을 허락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임종훈이 앞에서 끌고 신유빈이 뒤를 받쳤다.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경기 운영과 멘털은 완벽에 가까웠다.
랠리 하나, 서브 하나에 담긴 집중력이 달랐다.
임종훈은 우승 인터뷰에서 승리 기쁨보다 상대를 먼저 떠올렸다. “(신)유빈이도 그렇고 쑨잉사 선수도 부상이 있었다. 왕추친 선수 역시 경기를 많이 해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겨서 기분은 좋지만 이렇게 프로페셔널하게 경기를 해준 (중국의) 두 선수에게 감사하다”며 동료이자 상대를 향한 존중을 드러냈다.
신유빈도 마찬가지였다. “임종훈 오빠가 도와줘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었다”며 파트너에게 공을 돌린 뒤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몸 관리다. 모두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경쟁했으면 좋겠다”며 쑨잉사 쾌유를 기원했다.
이어 영어로 “쑨잉사, 몸 관리 잘하세요(Sun Yingsha, Take care)”라 덧붙여 홍콩 경기장이 환호와 박수로 가득 채워졌다.
지난달 백년가약을 맺은 임종훈은 신혼여행까지 미루고 파이널스 홍콩을 준비했다. 절치부심은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다.
지난달 30일 결혼 직전에 치른 WTT 스타 컨텐더 무스카트에서 오준성(한국거래소)과 손발을 맞춰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시즌 마지막이자 최고 무대인 파이널스에서 혼복 금메달까지 손에 넣어 새신부와 자신에게 더할 나위 없는 결혼선물을 안겼다.
신유빈 역시 부상을 딛고 한국 탁구 역대 첫 WTT 파이널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을 넘으면서 '악연'을 끊어냈고 새 역사를 썼다.
둘은 2025년 마지막 전장에서 가장 값진 금메달로 한국 탁구 현재이자 미래임을 증명했다. 눈부신 12월 드라마로 홍콩에서 자국 탁구 '격'을 한 단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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