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정규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선수들은 시범경기 기간을 마지막 점검 기회로 삼는다. 경기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어 부담 없이 도전을 펼칠 수 있다. 시범경기 기간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한 선수들을 살펴봤다.

◆ 이승엽의 마지막 1루수 도전기

'국민 타자' 이승엽(41, 삼성 라이온즈)은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마지막 1년, 후회가 남지 않는 시즌을 보내기 위해 많게는 20살 넘게 차이 나는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첫 번째 목표로 "개막전 1루수"라고 공언했다. 구체적인 시즌 목표는 1루수 100경기 출전이다. 1루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니 마지막도 1루수로 장식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마흔이 넘은 '노장' 이승엽은 지명타자가 익숙했다. 지난해는 지명타자 135경기 1루수 4경기, 2015년에는 지명타자 122경기 1루수 1경기에 나섰다.

시범경기에서 이승엽은 8경기 가운데 3차례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정규 시즌 다린 러프와 이승엽을 1루수로 절반씩 나눠 기용하면서 이승엽의 뜻에 힘을 실어 줄 예정이다.

▲ 손아섭 ⓒ 한희재 기자
◆ '중견수' 손아섭, 멀티 외야수 도전

롯데 주전 우익수 손아섭(29)은 21일 넥센전에서 중견수로 출전했다. 프로 무대는 물론 선수 생활을 통틀어 중견수로 처음 나선 경기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 팀에 합류하기 전 외야 수비 코치의 권유로 '멀티 외야수'로 한 단계 발전할 준비를 시작했다.

새로운 시도는 늘 고통이 따른다. 손아섭은 "우익수와 좌익수 수비 자리를 봐줘야 하고, 포수가 도루를 막으려고 2루 송구를 하면 백업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더라. 낯설고 정신없었지만, 새로워서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7시즌 동안 지켜온 우익수 자리가 편하지만, 팀에 쓰임이 많은 선수가 되기 위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손아섭은 "외야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으면 제 가치도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어느 자리든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함덕주 ⓒ 곽혜미 기자
◆ '선발투수' 함덕주, 미래 위한 선택

두산 베어스 왼손 기대주 함덕주(22)는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 수업을 받았다. 그동안 불펜 투수로 활약했지만, 두산은 팀의 미래를 위해 함덕주를 선발투수로 키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함덕주는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인 룸메이트 유희관(31)과 장원준(32)에게 고급 과외를 받았다. 등판 준비 과정과 훈련 방법을 지켜보고 궁금한 점은 물어보면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였다.

스스로는 오른손 타자와 싸움을 위해 체인지업을 신경 써서 준비했다. 체인지업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데 중점을 뒀다. 권명철 투수 코치는 함덕주를 가장 가까이서 살피면서 선발투수로서 나아갈 방향을 잡아 줬다.

첫걸음은 성공적이었다. 함덕주는 지난 18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함덕주는 "원래 풀타임 1군이 목표였는데, 기회가 된다면 선발로 계속 던지고 싶다"며 풀타임 선발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오지환 ⓒ 한희재 기자
◆ 양상문 감독의 실험, '2번 타자' 오지환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주전 유격수 오지환(27)을 2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오지환은 8경기 가운데 선발 출전한 6경기에서 모두 2번 타자로 나섰다.

오지환의 타격 스타일과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2번 타자 기용은 '실험'에 가깝다. 양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선수라 상대가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며 당분간 2번 자리에 고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황에 따라 이천웅이 2번 타순에 들어가고, 오지환이 6번 또는 7번 타자로 기용할 가능성은 열어 뒀다.

지난 시즌 오지환은 6번 타자로 가장 많은 182타석에 들어섰고, 5번과 7번 타자로도 80타석 넘게 나섰다. 2번 타자로는 5타석 들어선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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