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만만한 콜비 코빙턴, 허세는 아닐까?

[스포티비뉴스=싱가포르, 이교덕 기자] 이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는가?

콜비 코빙턴(29, 미국)은 오는 17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1(UFC in 싱가포르)에서 맞붙는 김동현(35,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을 존중할 만한 파이터라고 평가하지만 자신을 이길 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보지는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와 독점 인터뷰에서 "김동현을 9분 안에 끝내고 다음 경기에서 로비 라울러와 붙고 싶다"고 말할 정도.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웰터급 타이틀전을 갖겠다"는 다소 황당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코빙턴이 마냥 떠벌이는 아니다. UFC에서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산 전적은 11승 1패. 여러 베팅 사이트에선 기세를 좋은 젊은 유망주 코빙턴을 이길 가능성이 더 큰 '톱 독'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게 야유를 퍼부어도 되고 날 싫어해도 되지만, 경기가 끝나면 날 존중하게 될 것이다."

코빙턴은 한국 팬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다. 왠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과연 그의 호언장담은 미래 챔피언의 보내는 예언이 될까, 아니면 천둥벌거숭이의 허세가 될까.

아래는 코빙턴과 일문일답.

- 랭킹 7위 김동현과 대결이 결정됐다. 기대감이 예전과 다를 것 같다.

"매우 흥분된다. 많은 선수들이 나와 싸우고 싶지 않아서 경기를 피했다. 난 성과를 내고 타이틀까지 도전하고 싶은데 말이다. 김동현과 경기가 챔피언벨트까지 가는 과정이 될 수 있어 기쁘다."

- 김동현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는가?

"김동현은 훌륭한 파이터다. 굉장한 전적을 쌓았다. 통산 기록을 봐라. 13승이나 거뒀다. 그가 넘지 못한 상대는 현 챔피언(타이론 우들리), 상위 랭커들(데미안 마이아, 카를로스 콘딧)뿐이다. 한 경기에 2백만 달러를 번 네이트 디아즈를 이겼다. 그래서 내가 성장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될 만하다."

- 김동현은 톱클래스 그래플러다. 그의 그래플링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김동현의 레슬링은 강한 편이다. 그의 주짓수, 유도 기술들은 훌륭하다. 그러나 이걸 알아야 한다. 난 차원이 다른 그래플러다. 그걸 김동현이 알게 될 것이다. 김동현은 여러 경기에서 그래플링으로 상대를 제압했지만 내게는 불가능할 것이다. 다르니까. 못 믿겠다고? 곧 알게 될 것이다."

- 김동현의 테이크다운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운이 좋다면 한 번쯤은 내게 테이크다운을 뺏을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6살부터 레슬링을 배웠다. 테이크다운을 내준 적은 있지만, 날 눌러 놓는 건 다른 얘기다. 그래플링 대결에서 자신 있다. 김동현과 맞대결을 기대하는 이유다. 내 그래플링 실력을 전 세계에 뽐낼 수 있다."

- 자신감이 대단하다.

"난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팀 아메리칸 탑팀에서 훈련한다. 레슬링은 물론 타격도 계속 연습한다. 주짓수도 월드 클래스다. 그 어떤 파이터도 나처럼 모든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없지. 6월 17일 모두가 그걸 목격할 것이다."

- 원래는 웰터급으로 올라온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원하지 않았나?

"도스 안요스는 웰터급에서 싸워 본 적이 없다. 그는 라이트급에서 챔피언을 지냈지만 최근 2연패 중이다. 김동현은 10년 동안 웰터급에서 살아남았다. 계속 랭커로 자리 잡고 있다. 도스 안요스를 처음 원한 건 사실이지만, 김동현이 내게 더 나은 상대다. 더 큰 의미가 있다."

- 잠깐 도스 안요스 얘기를 해 보자. 그는 웰터급에서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웰터급에서 정상에 오를 확률은 0%다. 만약 그가 챔피언이 되길 원했다면 더 강한 상대와 싸워야 했다. 그의 상대 타렉 사피딘은 이미 김동현한테 졌다. 그와 경기는 타이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자신을 시험하고 싶었다면 더 강한 상대를 요구했어야지. 지금은 그저 현실을 도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 유독 도스 안요스에게 반감을 갖는 이유가 있나?

"내가 불편한 선수는 도스 안요스뿐이다. 그는 날 피했다. 난 딱 보면 내가 이길 만한 상대인지 알 수 있다. 걔는 날 피해 도망갔다. 날 두려워했다. 계집애처럼 말이다."

- 김동현과 경기가 어떻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김동현이 날 피하지 않아 정말 고맙다. 그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 주길 바랄 뿐이다. 나 역시 그럴 테니까. 그런 김동현을 2라운드 4분 안에 끝낼 것이다. 내 이 말을 꼭 기억해 달라."

- 당신은 웰터급 랭킹 톱 15에 들지 못하고 있다. 몇 위라고 생각하는가?

"당연히 내가 웰터급 랭킹 1위다. UFC에서 발표하는 랭킹은 지명도 순위일 뿐이다. 실력과 크게 상관이 없다. 김동현을 잡으면 난 유명해질 것이고, 랭킹에도 들어갈 것이다. 이 말도 기억해 달라."

- 아시아 원정은 북미에서 경기하는 것과 다를 것이다.

"확실히 장거리 원정이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비행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체중 조절하는 데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시아 음식은 미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이나 마카오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문제없다. 아시아 팬들은 공손하고 품위가 있다. 그들에게 내 환상적인 쇼를 보여 주고 싶을 뿐이다."

- 웰터급 타이틀 도전권을 얻기 위해 생각해 놓고 있는 다음 상대가 있는가?

"김동현을 이기고 로비 라울러와 맞붙기를 희망한다. 라울러와 아메리칸 탑팀에서 함께 훈련했다. 그를 아주 잘 안다. 라울러와 같은 세계 최강의 선수들과 훈련했기 때문에 김동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김동현이 평소 경험하지 못한 것을 난 다 경험한다. 김동현이 챔피언 수준의 선수들과 매일매일 훈련했을까? 글쎄. 김동현이 옥타곤에서 뭔가를 시도하려고 할 텐데, 갖고 있는 걸 다 해 보라고 전해 달라. 뭘 할지 이미 알고 있다."

- 얘기가 잠깐 다른 데로 빠졌다. 그러니까 라울러와도 싸울 수 있다고? 팀 동료나 동료였던 선수도 문제없다는 말인가?

"문제없다. 이건 개인 스포츠다. 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옥타곤에 오른다. 라울러가 내가 꺾어야 할 상대라고 해도 신경 안 쓴다. 종합격투기에서 팀 동료 같은 건 없다고 봐야 한다. 유일하게 싸우기 힘든 상대라면 친한 친구인 호르헤 마스비달이다. 그만 아니라면 라울러나 타이론 우들리와도 싸울 수 있다."

- 그럼 언제쯤 당신의 시대가 온다고 보나?

"아마 전 올해가 끝날 때쯤 웰터급 타이틀전을 가질 것이다. 아니면 늦어도 2018년 초에는 벨트를 두고 싸울 것이다."

- 당신 친구 마스비달을 이긴 데미안 마이아는 어떤가?

"마이어와 싸우는 것도 상상해 봤다. 내가 상대하기 쉬운 스타일의 선수다. 그가 날 테이크다운 시킬 확률이 0%다. 내 레슬링은 그보다 차원이 높다. 타격도 최고 수준이다. 마이아와 경기는 아주 쉬운 돈벌이일 거다. 그는 날 넘어뜨릴 수 없고, 날 이길 수 없다."

- 한국 팬들은 당신이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내게 야유를 퍼부어도 되고 날 싫어해도 되지만, 경기가 끝나면 날 존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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