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독특한 헬멧 잡기 세리머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베이스 런닝 동작이 독특하다. 헬멧을 오른손으로 잡으면서 뛴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 때도 마찬가지다.

8일 경기가 끝나고 "원래는 머리가 짧았을 때 헬멧이 자꾸 벗겨져서 잡고 뛰었다"고 입을 연 버나디나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면서 "솔직히 이젠 머리가 조금 자랐더니 헬멧이 많이 흔들리지 않는데도 잡고 뛴다. 나를 축하하는 의미"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버다니나의 머리는 이전보다 꽤 자라 있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버나디나가 처음 팀에 합류해 오키나와 캠프에서 받은 헬멧은 머리에 딱 맞았다. 그런데 머리를 짧게 깎았더니 달릴 때 헬멧이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불가피하게 손으로 잡으면서 뛰었다. 구단에서 버나디나의 고충을 고려해 더 작은 헬멧을 권유했는데 버나디나가 "그냥 헬멧을 잡고 뛰겠다"고 정중히 거절했고 지금의 동작이 굳어졌다.

8일 kt와 경기에선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6회 15호 홈런(솔로)을 친 버나디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베이스를 빠르게 돌면서 습관적으로 헬멧을 잡았다. 곧 더그아웃에 들어갔더니 KIA 선수들 모두가 머리 위에 손을 올려 버나디나를 따라했다. 버나디나는 "선수들이 그렇게 해 줘서 대단히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시즌 초반 2할대 타율로 퇴출 압박에 시달리렸던 버나디나는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몸쪽 공에 적응하더니 5월 마지막날 시즌 타율을 0.283까지 끌어올렸고, 6월 한 달간 타율 0.350, 7월엔 타율 5할, 홈런 3개, 10타점으로 더 상승 기류를 탔다. 시즌 타율은 0.320까지 끌어올렸고 홈런 15개, 도루 19개로 KIA 외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20-20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턴 리드 오프에서 3번으로 옮겨 중심 타자로 나서고 있다. KIA는 버나디나의 활약 속에 지난 10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가공할 만한 공격력으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버나디나는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기쁘다"며 "타순 등 다른 생각은 특별히 안 한다. 사실 1번을 칠 때도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았다. 9번 타자 김선빈이 엄청 잘 쳤다. 타율이 4할 가까이 되지 않았나. 수비에서든 공격에서든 어떻게든지 팀에 도움이 되려는 생각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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