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박광열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는 그 어느 팀보다 주전 포수의 비중이 컸다. 김태군의 2015년 전경기 출전 기록(144경기 1,086⅔이닝)은 그래서 나올 수 있었다. 

현재와 함께 미래도 바라봐야 하는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의 출전 시간을 걱정하면서도 쉽게 다른 선수를 기용하지 못했다. 그에게 포수란 단지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는 위치가 아니다. 포수에 따라 투수가 흔들릴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군이 투수들에게 주는 신뢰감은 다른 선수들이 따라갈 수 없다고 여긴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백업 포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우선 개막 엔트리를 차지한 주인공은 박광열이었다. 휘문고 출신으로 2014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25순위로 NC에 입단했다. 그러나 전반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김태우가, 박세웅이 1군에 올라왔다. 이들 역시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기대주 신진호의 몸 상태마저 좋지 않자 NC는 kt와 트레이드로 포수 김종민을 데려왔다.  

돌고 돌아 다시 박광열에게 기회가 왔다. 벤치의 믿음도 얻었다. 출전 빈도가 입증한다. 박광열은 5월까지 20경기에서 단 3번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에는 7경기 가운데 3번 선발로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에는 의욕이 지나쳐 독이 됐다. 지금은 안정감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박광열 자신도 '과욕'을 인정했다. 

"전반기에는 너무 잘하려고만 했다. 자리를 잡아야겠다,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을 갖다 보니 작은 실수 하나에도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제가 입단한 뒤 트레이드로 용덕한 코치가 오셨고, 올해는 김종민 선배까지 왔다. 보여주기보다 배우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랬더니 잘 풀리더라."

▲ NC 박광열 ⓒ NC 다이노스
칭찬의 힘,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 덕분에 다시 1군에 머물게 됐다. 박광열은 "퓨처스리그에서도 공을 자꾸 놓쳤다. 한문연 감독님, 용덕한 코치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신 덕분에 제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올라와서 (장)현식 형과 같이 선발로 나갔다. 거기서 잘 되니까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20일 청주 한화전이다. 박광열은 여기서 더그아웃 바로 앞까지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김경문 감독을 웃게 했다. 경기에서는 장현식의 6이닝 2실점을 뒷받침하며 7-4 승리에 보탬이 됐다. 

1995년생, 아직 젊기보다 어린 선수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포수들이 엄청나게 치열하게 훈련했다. 다들 잠을 안잘 정도였다"는 박광열은 "시즌 전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잘 안됐다. 캠프에서 제 마음먹은대로 경기가 풀린 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포수는 어렸을 때부터 잘할 수 없다,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는 얘기가 많지 않나. 처음엔 그걸 깨고 싶었다. 그런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그런데 뛰어 보니 왜 그런 얘기가 있는지 알겠더라. (김)태군이 형은 어릴 때부터 주전으로 나간 경우다. 태군이 형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형은 실수를 해도 금방 평정심을 유지한다."

박광열은 "전반기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그땐 최기문 코치에게 죄송했고, 팀 동료들 보기가 미안했다"며 "남은 시즌은 내려가도 후회하지 않도록 매일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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