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가운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재환(29)이 캡틴 김재호(32, 이상 두산 베어스)의 빈자리를 채운다. 김재환은 팀의 4번 타자이자 임시 리더로서 책임감이 클 법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특별히 무언가 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저 팀이 '똑같이'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호는 30일 허리 통증으로 끝내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주장을 맡은 이래로 1군 명단에서 이름이 지워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파도 버티며 경기에 나서던 김재호는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결정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열흘 정도 쉬고 나을 수 있으면 다행인데, 상태를 봐야 한다"며 복귀 시기를 장담하지 못했다.

캡틴이 자리를 비운 사이 선수들을 이끌 임시 리더가 필요했다. 김 감독과 두산 코치진, 선수단은 의견을 모아 김재환에게 완장을 달아 줬다. 김재호는 라커룸을 떠나기 전 김재환과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많이 지지해 주고 잘 따라 달라"고 부탁했다.

임시이긴 하지만, 김재환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주장직을 맡았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했는데, 우리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다"며 부담감을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김재호가 있을 때와 똑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김재환은 "선수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다. (김)재호 형이 그동안 워낙 잘해 주셔서 내가 딱히 할 일은 없는 거 같다. 후배들 파이팅 해주고, 선배들 이야기 잘 듣는 게 내 몫인 거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두산 내야에서 유격수 김재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내야 수비를 이끌던 김재호가 빠지면서 구심점이 될 선수가 필요해졌다. 3루수 허경민-유격수 류지혁-2루수 최주환-1루수 오재일(또는 닉 에반스)로 일단 내야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수비 쪽에서는 허경민의 몫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김재호와 키스톤콤비로 맹활약한 오재원은 최근 3루수 훈련까지 받으면서 팀이 필요로 할 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내야진에서 선참급인 오재일은 "아직 이야기를 나눠보진 않았지만, 앞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가야 하는 자리에 있으니까. 좋은 말 많이 해주고,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니까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후배들에게 조언을 잘해 줘야 할 거 같다"고 했다.

김재환은 "재호 형의 빈자리가 없지 않아 있겠지만, 서로서로 더 이야기 많이 하고, 도와주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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