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헥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지난 주말 잠실벌에선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11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KIA의 3연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세 경기 중 두 경기가 매진 사례를 이뤘고 양 팀은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그러나 이 경기의 승.패에는 큰 관심이 없는 시선도 일부 경기장 안에 있었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만 해 볼 수 있는 눈길들이 있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스카우트팀이 주인공이었다.

오릭스는 매우 이례적으로 무려 4명에 달하는 스카우트진을 이번 3연전에 파견했다. 한.두 명씩 스카우트들이 야구장을 찾는 경우는 있어도 4명씩이나 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결제 단계에 있는 고위층까지 직접 체크에 나섰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누가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투수를 보러 왔다고 하더라"고 속사정을 전했다.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오릭스는 영입 가능한 외국인 투수를 체크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3연전서 등판한 외국인 투수는 KIA 팻딘과 헥터, 그리고 두산 보우덴이었다. 모두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종료되며 한국이 아니면 어느 팀이든 옮길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셋 중에선 헥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을 것이 분명하다. 헥터는 올 시즌 14연승을 비롯, 15승1패, 평균 자책점 3.12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주무기가 아니었던 체인지업의 구위가 살아나며 완급 조절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야구 아이큐가 높아 이길 수 있을 정도로만 힘 조절을 하며 던지는 방법을 아는 투수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반면 팻딘은 아직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보우덴은 부상 전력이 있다. 물론 반대로 팻딘의 가능성과 보우덴의 재활 상황을 체크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오릭스는 올 시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0승50패로 1위 라쿠텐에 19.5경기나 뒤져 있다.

외국인 투수 사정도 좋지 못하다. 딕슨이 7승(6패)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다른 선발 요원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선발로 나선 투수가 총 10명이 될 정도로 안정감 있는 로테이션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탑 클래스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된 바 있다. 실패 사례도 있지만 오승환 밴덴헐크 등 뚜렷한 성공 사례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헥터급 선수라면 군침을 흘릴 수 있을 법 하다.

아직은 베일에 가려 있지만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 중에서는 오릭스 처럼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팀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야구 관계자는 "한국이 타고 투저라는 건 일본에서도 잘 알고 있다. 거친 방망이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는 투수들이라면 훨씬 적응이 쉬울 것이라고 일본 야구계는 보고 있다. 시즌 후 영입 전쟁이 벌어질 투수들이 적잖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