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심동섭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신원철 기자] 심동섭의 투구는 KIA에 단비 그 자체였다. "6~7이닝을 던지겠다"는 약속을 100% 지키지는 못했지만, 그 의지만으로도 김기태 감독을 감동하게 했다.

심동섭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팀이 5-0으로 승리한 가운데 심동섭이 데뷔 첫 선발승을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29일 경기 전부터 30일 선발투수로 심동섭을 예고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 양현종을 하루 당기는 것보다, 다음달 1일 엔트리 확대를 염두에 두고 불펜 게임으로 30일 경기를 넘길 생각이었다.

심동섭은 통산 선발 경기가 3번뿐인 전문 불펜 투수다. 2012년 5월 19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처음 선발 임무를 맡았다. 올해 2이닝 이상 투구한 경기는 6월 25일 NC전에서 2⅓이닝 2실점, 이달 12일 LG전에서 3⅓이닝 1실점이 전부였다. 1경기 최다 투구 수는 6월 25일 NC전 50구.

그는 경기 전 김기태 감독에게 "어제(29일) 불펜이 많이 던졌으니 6~7이닝은 막겠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말이라도 고맙다"며 심동섭의 손을 꼽 잡더니 "그런데 현실성 있는 말을 해야지"하며 웃었다. 

설마 했던 일이 거의 이뤄질 뻔했다. 심동섭은 85구로 5이닝을 책임지며 임시 선발투수에 대한 기대치를 120% 충족했다. 자신의 '공약'에만 못 미쳤을 뿐이다. 4회 1사 2루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도 좋았다. 4회 연속 삼진으로 다린 러프와 이승엽을 돌려세웠다. 

KIA는 심동섭 이후 박진태(⅔이닝)와 임기준(⅓이닝), 김윤동(3이닝 1실점)을 내보내 5-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2연승, 삼성전 6연승을 달렸다. 두산과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 앞서 내림세를 타던 분위기를 바꿨다는 것 역시 큰 소득이다. 그 중심에 심동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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