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최근 유행어를 빌려 박건우(27,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스튜핏'으로 시작해 '슈퍼 그레잇'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박건우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최종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가동한 박건우는 두산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KBO 리그 통산 47번째. 두산은 6-4로 이기며 1위 희망을 이어 갔다.

의욕적으로 올해를 준비했다. 주전 중견수로 도약한 지난해보다 나은 시즌을 맞이하고 싶었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132경기 타율 0.335 20홈런 83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20-20 대기록까지 도루 3개가 모자랐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을 마친 직후 20-20을 이루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다 끝났으니까 이야기하자면 못한 게 아쉽긴 하다. 다시 하면 되는 거니까. 다음 시즌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음과 달리 시즌 초반 부진이 길어졌다. 지난 4월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까지 타율 0.180 7볼넷 1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공이 안 맞으니 누상에 나가면 일단 뛰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방망이가 맞지 않는 상황에서 '20-20'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2군에 다녀온 뒤 5월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했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안타 하나만 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마음을 비우고 안타 생산에 집중하니 기록이 따라왔다. 5월 타율 0.341, 6월 0.367, 7월 0.412, 8월 0.429, 9월 0.408로 승승장구했다. 

계속해서 시즌 초반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채워지지 않을 거 같았던 100안타, 20홈런, 20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경기 전 기준으로 0.368까지 올랐다.

5경기 만에 아홉수에서 벗어나면서 2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건우는 1회 2사 첫 타석에서 왼쪽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낸 뒤 주먹을 꽉 쥐었다.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가 던진 체인지업이 높게 형성된 걸 놓치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환한 미소로 박건우를 반기며 대기록을 축하했다.

시즌 초반 슬럼프를 견딘 박건우는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으며 가을을 맞이 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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