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호준은 현역 시절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 있다. "전 은퇴 후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벌써부터 연락 오는데가 있다니까요."

그 '연락오는 데'라는 건 방송사들을 뜻했다. 그의 입담을 높게 산 방송사들이 해설자로 입도선매에 나섰던 것이다.

이호준은 겉으로만 보면 야구 해설자가 매우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일단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입담이 있다. 야구 선수 중에서 말로 해서 이호준을 이겼다는 사람은 본 기억이 없다.

두 번째로 인지도가 높다. 이호준을 모르는 야구팬은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호부지'(이호준+아버지) '인생은 이호준 처럼' 등 새로운 말들을 만들어냈을 정도다. 때문에 이호준이 은퇴를 하면 실제로 해설자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호준이 은퇴한다고 하니 실제로 정식 오퍼를 넣은 방송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호준은 모든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인생의 목표를 확실히 정했기 때문이다.

이호준이 계획중인 제2의 삶은 지도자다. 코치나 감독이 되어 선수들을 지도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 먹었다. 큰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조금 쉬운 길도 있었지만 지도자로서의 삶이 더욱 값지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첫 출발은 지도자 연수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의 두 팀에 오퍼를 넣어 둔 상황. 오케이가 떨어지면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수업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호준이 꿈꾸는 지도자는 어떤 것일까. 어떤 지도자가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을까.

이호준은 먼저 소통을 꼽았다. "그동안 야구를 하며 후배들과 나름 잘 지내왔다고 자부한다. 나이가 많은 선수였지만 아주 어린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고 고민도 함께 했다"며 "코치가 된다고 해도 그런 장점들은 살려나가고 싶다.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함께 대화 나누는 것이라면 자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목표는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한 노력이다. 이호준은 타격에 있어선 한국 프로야구사에 확실한 족적을 남긴 선수다. 특히 노림수에 강한 타자였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노려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그가 단연 첫 손 꼽힌다.

하지만 이호준은 타격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루나 작전 등 자신이 약했던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목표다.

이호준은 "물론 타격에도 여러 이론이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 건너간 뒤 타격 공부도 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머물지 않을 생각이다. 작전이나 주루는 내가 잘 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그런 부분이 강하니 열심히 배워 볼 생각이다. 내가 모르던 것들을 공부해서 가르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상당히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후배들과 진정한 소통을 위해선 좀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껏 부딪혀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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