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BC 2017에 참가한 구자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선수를 볼 때 어떤 능력을 따질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 상주하거나 자주 아시아 지역을 오가며 KBO 리그 구장을 찾고 있다. 그럴 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은 더 잘 던지려고 하거나 안타를 하나라도 더 치려고 하지만 오히려 긴장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크게 위축될 필요는 없을 듯 보인다.

일본 스포츠 매체 '스포르티바'는 25일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려가고 싶은 선수 7명"을 선정했다. 이 스카우트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서 지켜본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탐낼 만한 선수로 한국에서는 외야수 구자욱이 유일하게 뽑혔다.

구자욱은 이 대회에서 3경기에 모두 3번타자로 나왔으나 13타석 12타수 무안타 4삼진 1볼넷으로 아쉬운 결과를 안았다. 학생 때도 해본 적이 없다던 주장을 처음으로 맡아 두 배의 기대를 받았지만 무안타에 그쳤고 한국이 일본에 결승전에서 0-7로 완패하며 비난의 화살을 모두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은 달랐다. 이 스카우트는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지켜보고 싶은 인재다. 예전에도 본 적은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고 더 좋아졌다. 파울의 방향이 좋고, 다른 선수들과 달리 타석 안에서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나서는 것도 좋은 인상을 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국내 선수들을 주로 보는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25일 스포티비뉴스에 "이번 APBC 대회는 3경기에 불과했고 시즌을 치른 다음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좋을 수도 있다.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며 3경기에서 나오는 숫자로는 선수를 모두 평가할 수 없음을 설명했다.

이 스카우트는 이어 "구자욱은 스윙이 유연하고 부드럽다. 수비를 할 때도 어깨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외야에서 불안하지 않게 안정감을 주는 편이다. 주루를 봐도 야구 센스가 뛰어난 편"이라고 구자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높은 평가라고 해서 구자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구자욱은 시즌 때 성적 편차가 크고 타구들이 잘 맞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퍼올리는 스윙 때문인지 힘없는 플라이 볼이 많아 풀 타임 외야수로는 공격 면에서 아쉬운 평가가 있었다"고 약점도 지적했다.

결국 구자욱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한 타석 한 타석의 결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성적은 숫자일 뿐 스카우트들은 이 선수가 매 타석 어떻게 임하는지, 어떤 루틴을 가지고 나오는지까지 모든 면모를 평가한다는 전언. 구자욱 역시 이번 대회로 인해 위축될 필요는 없다. 다만 더 갈고 닦아야 할 자극제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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