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에 2차 1번으로 지명된 강백호가 지난 9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유니폼을 입고 시타를 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사전적 의미의 천재는 '태어나면서부터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러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타고난 재능이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성공 가능성은 남들보다 높게 여겨진다.

현역 시절 국내 선수 가운데 1인자를 다퉜던 이종범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 위원의 아들 이정후(19, 넥센)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될성부를 떡잎으로 주목 받았다.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인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섰다. 신인왕과 함께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시리즈 대표 팀에 최연소 선수로 뽑혔다. 데뷔하자마자 넥센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다음 시즌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강백호(18, kt) 또한 이정후 못지않게 비범한 신인이다. 서울고등학교 재학 시절 마운드에선 시속 153km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 타석에선 홈런을 치는 4번 타자였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투수와 타자를 겸업할 수 있는 만화 같은 선수다. 게다가 인기 만화 '슬램덩크'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이름만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렀다. 포부 또한 범상치 않다.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에 부름을 받은 그는 "이정후를 잇고 싶다"며 "투수로는 이대호를, 타자로는 헥터 노에시를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kt는 강백호의 타격 능력에 무게를 뒀다. 강백호를 야수로 쓴다. 포지션은 고등학교 때 맡았던 포수 또는 1루수가 아닌 외야수. 노춘섭 kt 스카우트 팀장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투수는 매년 좋은 선수가 나오지만 야수는 그렇지 않다. 강백호는 공격에 장점이 있다. 시속 153km 강속구가 아깝긴 해도 구단은 장점을 살려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4번 타자 재목이다. 아직은 수비가 조금 불안하지만 성장을 시키려면 외야로 보내는 게 맞다"며 "물론 감독님께서 한두 번 마운드에 올릴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를 하기 전부터 공개적으로 '강백호'를 외쳤다. "kt는 신생 구단인 만큼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데, 강백호가 이름이나 자질이나 우리 팀을 대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강백호를 품은 날 "팀의 대들보로 키우겠다"며 "타자로 기용하면서 투수를 겸업할 기회도 준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강백호를 다음 시즌 좌익수로 낙점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에게 외야 한 자리를 맡기겠다는 파격적인 생각이다. 재계약에 성공한 멜 로하스를 가운데에 놓고 왼쪽에 강백호, 오른쪽에 유한준으로 외야진을 완성했다. 구단이 손아섭 민병헌 김현수 등 시장에 나온 여러 대어 외야수들을 뒤로하고 일찌감치 철수한 이유도 이와 같다. 물론 강백호는 오른손 타자 오정복 김동욱 오태곤 왼손 타자 하준호 전민수 등 다른 외야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김 감독은 "(강)백호가 처음엔 고전할 수 있지만 갖고 있는 여러 능력을 봤을 때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엔 하위 타선으로 기용할 생각이다. 아무리 백호라도 신인으로서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하위 타선에서 우리의 예상 밖으로 잘하면 이정후처럼 상위 타선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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