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진영의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 제외에서 시작된 칼바람은 이병규(9번)의 사실상 강제 은퇴등으로 이어졌으며 올 스토브리그의 광풍으로 번졌다.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선수들의 마음이다. 선수 A는 "이런 과정들이 설사 좋은 결과를 낸다 하더라도 결코 좋은 과정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B는 "과연 어느 누가 지금의 LG를 이런 모습으로 끌고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고참 선수들의 불만과 불안이 큰 상황이다.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라고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선수 C는 "지금 구단의 움직임은 결국 FA를 잡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또 누군가는 보상선수로 빠져나가야 한다. 지금 선수 구성상 누구든 젊은 피가 나가게 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FA를 영입하면 공 들여 키워보겠다는 젊은 선수를 잃을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에 빠진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마음을 토닥일 또렷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심지어 팀이나 개인 성적이 나빠 연봉 협상에서도 찬 바람이 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이 아무리 덕장이라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다. 손주인 이병규 등 떠나는 선수들에게 맥주 한 잔 사줄 수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팀의 근본적인 방향이 선수들과 등을 지게 되는 것이라면 감독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LG가 세대 교체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은 빠른 시간 내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다. 실제 LG는 세대 교체의 흐름 속에서 FA 차우찬과 정상호 등을 영입하며 '윈 나우'에도 공을 들였다.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뜻한다. 이번에 FA를 잡는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빠른 시간 내에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들의 불안한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강력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것이 무엇인지 실체가 분명치 않다.
라이벌 구단인 두산은 2군 선수들에게 더욱 말 조심을 하는 것이 프런트의 암묵적인 불문율이다. 유망주가 많은 팀 특성상 스트레스가 심할 수 밖에 없는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팀 내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LG의 칼바람 뒤엔 차가운 변명 몇 마디만이 따라올 뿐이다.
LG가 이처럼 강력하게 선수들을 몰아치는 것은 성적을 내기 위함이다. LG는 최근 몇년간 '2~3년 내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벌어줄 고참들은 하나 둘 씩 팀을 떠났다. 그리고 2년이,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강팀과는 거리가 멀다.
선수들의 마음이 모이지 않으면 팀은 절대 강해질 수 없다. 게다가 LG는 지금 엘리트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도 아니다.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을 끌고가야 하는 입장이다. 자연스럽게 팀을 이끌 베테랑들을 모두 정리하며 FA 영입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야구는 한, 두명의 스타 플레이어로 좌우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LG는 흔들리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을 뭔가의 방법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런 철학이 없는 칼바람이라면 그 칼날은 언제든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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