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에이스 이용찬이 특급 선발의 기준인 15승을 넘어섰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투구력이 15승의 원동력이 됐다.

이용찬은 자신의 15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9월 30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6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홀로 경기를 책임졌다.

불펜 투수에서 다시 선발투수로 보직이 바뀐 첫해. 이용찬은 15승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며 특급 선발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15승은 한 시즌을 보내며 흔들린 적이 거의 없었다는 걸 의미한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있어도 투구의 메커니즘까지 오락가락한 적은 없었기에 가능한 승수다. 자신의 것이 확실하지 않은 투수는 타선의 도움 등으로 10승은 할 수 있어도 15승의 장벽을 넘긴 힘들다. 이용찬의 15승은 그런 관점에서 더욱 도드라진 성과라 할 수 있다.

트랙맨 시스템이 분석한 이용찬은 투구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상대적으로 길게 나오는 유형의 투수다.

KBO 리그 패스트볼의 평균 익스텐션은 1.85m다. 그러나 이용찬은 이보다 10cm 가량 더 앞으로 끌고 나와 공을 때린다. 일반적인 투구 스피드보다 빠른 속도감을 갖게 할 수 있는 장점이다. 

중요한 것은 컨디션이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용찬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해냈을 때 평균 익스텐션은 1.93m였다. 그러나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을 때도 1.94m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용찬은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투수는 아니다. 퀄리티스타트 때 1.67m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을 때도 평균 1.68m를 기록했다. 평균(1.79m) 보다는 낮았지만 일정하게 자신의 밸런스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수치다.

패스트볼이 평균 회전수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용찬은 퀄리티스타트를 했을 때 평균(2228rpm) 보다 높은 2270rpm의 평균 회전수를 보여 줬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했을 때도 2280rpm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첨단 기기로도 이용찬의 컨디션에 따른 메커니즘 차이를 거의 구분해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기복이 심한 투수들은 익스텐션이나 릴리스 포인트가 쉽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확실한 자신만의 메커니즘을 갖지 못했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용찬은 이 차이가 매우 좁았다. 사실상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용찬이 성공적으로 보직 변경에 성공한 것은 물론 특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15승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흔들리지 않은  편안 투구. 두산은 이용찬의 변함없는 투구 덕에 4, 5 선발의 부진 속에서도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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