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적폐 세력과 존경 받는 원로를 구분하는 법은 간단하다.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권력의 주위를 맴돌며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면 적폐 세력이다.

존경 받는 원로는 다르다.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 의견에서 사욕이 빠져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하게 후대를 위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려 노력한다.

최근 야구계는 흉흉한 소문에 휩싸여 있다. 소문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검은 손의 움직임이 여러 군데서 포착되고 있다.

야구의 적폐 세력으로 꼽히는 이들이 스멀스멀 권력의 주변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사욕을 채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술위원장과 국가 대표 전임 감독 선임 문제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소신을 밝히고 있는 야구 원로들과는 달리 뒤에 숨어서 자신들이 밀고 있는 인물들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 적폐 세력 중엔 전임 KBO 총재들과 사무 총장 출신 등이 끼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미 시대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야구판에서 힘을 유지하기 위해 사욕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몇몇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밀고 있는 것을 넘어서 경쟁 인물들의 하마평을 흘리며 불리한 여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또한 KBO를 둘러 싼 각종 이권에도 개입하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적폐 세력들이 야구를 이끌던 시절과 현재의 야구는 전혀 달라져 있다. 그들이 주역이던 시절, 한국 프로 야구는 300만 관중을 넘기기도 버거워했다. 하지만 이제 구단이 10개로 늘었고 연간 관중은 800만 명 시대를 맞고 있다.

휴대전화로 야구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처한 상황과 현실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제는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다.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던 옛날의 팬들이 아니다. 숫자와 통계로 무장한 새로운 팬들은 일방적인 결정에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야구에 깊은 상처를 남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정 문제는 한국 야구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 줬다. 등 돌린 민심은 대회 3연패라는 좋은 결실에도 돌아서지 않았다. 

결국 국가 대표 팀 감독이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이를 계기로 사퇴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소통 없는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야구엔 큰 교훈이 된 사건이었다.

이런 시대에 구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적폐 세력들이 등장하려 한다는 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밀고 있는 인사들을 중용시켜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어 가려 하고 있다. 이 세력을 등에 업고 힘을 쥐게 된 사람들은 그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한국 야구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키려는 검은 음모인 셈이다.

세상이 바뀐 지 오래다. 야구는 그 누구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수 몇몇에 의해 야구를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폐 세력의 재등장은 한국 야구계에 빨간불을 켜게 하고 있다.

그들의 뜻대로 야구계가 흘러간다면 한국 야구는 또 한번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갖은 악재 속에서도 야구를 믿고 지원해 준 팬들에게 또 한번 배신을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적페 세력은 조용히 뒤로 물러나 원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 야욕을 버리지 못한다면 세상이 먼저 알고 분노를 쏟아부을 것이다. 이것은 팬들이 보내는 엄중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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