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 한화 이글스 이용규, LG 트윈스 박용택,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 ⓒ 곽혜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9일 서울 아침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뚝 떨어졌다. 이불 밖은 위험한 날씨다. 

FA 시장에도 한파가 찾아왔다. 지난 11일 FA 포수 양의지가 4년 125억 원 계약을 맺고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 더는 소식이 없다. 보름이 넘도록 시장이 조용하니 야구 팬들의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FA 승인을 받은 선수 15명 가운데 계약을 마무리한 선수는 양의지를 비롯해 단 4명이다. NC 모창민이 3년 20억 원에 올해 1호 계약을 맺었고 SK 내야수 최정이 6년 106억 원, 포수 이재원이 4년 69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16년 원 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간이 폐지된 이래 계약 속도가 가장 더디다. 2016년 시즌 뒤에는 FA 자격을 얻은 14명 가운데 4명만 해를 넘겨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는 19명 가운데 7명이 해를 넘겼다. 해를 넘기는 선수는 보통 준척급 FA나 베테랑들이었다. 

야구계에서는 올해 FA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를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선수 출신 단장이 늘어났다는 것.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다른 구단 상황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보니 지갑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S급 선수가 아닌 이상 통큰 투자보다는 육성으로 해결하려는 추세다. 

육성 야구 선두 주자인 두산 베어스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자 여러 구단이 뒤를 따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올해 방향을 바꾼 효과를 톡톡히 봤고, LG 트윈스와 KT 위즈도 각각 차명석, 이숭용 신임 단장을 앉히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에이전트 제도도 협상 속도를 늦추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전에는 구단이 선수와 바로 접촉해 빠르게 사인을 받았지만, 지금은 에이전트를 거쳐야 하니 불가피한 문제다.

유독 베테랑과 준척급 FA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타구단 수요가 없으니 원 소속 구단은 느긋하게 기다리며 몸값을 낮추는 당연한 전략을 쓰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FA 계약 진행 상황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은 꾸렸다. 선수가 원하는 조건과 차이가 있어 의견을 좁히는 단계"라는 일관된 답을 내놓고 있다.

FA 시장에 남아 있는 한화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넥센 이보근 김민성, 삼성 윤성환 김상수, 롯데 노경은, LG 박용택, KT 박경수 금민철 등 11명은 언제쯤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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